새벽녘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나자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너머로 북한 땅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2026 세계기자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기자들은 망원경에 눈을 고정한 채 임진강 너머 풍경을 담아내느라 분주했다.
대회 이틀째인 3월31일 세계 기자들은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캠프그리브스 등 DMZ 일대를 찾았다. 첫 행선지인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남쪽에서 흘러온 한강과 북한에서 내려온 임진강이 합류해 서해로 흘러가는 접경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실향민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장소이자, 시민들에게는 통일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기자들은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을 활용해 북한 주민들을 관찰했다. 전망대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영토의 거리는 약 2.1km로 날씨가 좋으면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날은 구름이 다소 껴있는 날씨였지만 안개가 없어 북한의 영토가 선명히 보였다. DMZ 르포 기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태국 마티촌 뉴스의 수파윗 지안룽생 기자는 “북한은 늘 베일에 가려진 미지의 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망원경을 통해 건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매우 신기하고 매력적인 취재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둘러본 직후 기자들은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해 관람했다. 이곳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50여년간 주한미군이 머물렀던 역사적 공간이다. 2013년 전시관과 체험 시설로 탈바꿈한 이곳에서 기자들은 한국전쟁의 흔적과 분단의 역사를 살폈다.
특히 기자들은 옛 미군 볼링장을 리모델링한 ‘갤러리 그리브스’ 내부를 구석구석 살폈다. 전시된 정전협정서 사본 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경청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거나 휴대전화로 현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메라를 바삐 움직이며 취재에 열의를 보인 체코 CNN 프리마뉴스의 야쿱 리하 기자는 “세계기자대회가 끝난 뒤 일주일간 더 머물며 탈북민과 이야기를 나눠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일정과 탈북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국에 관한 기사를 쓰려고 한다. 모든 자료를 확보해 가장 강렬한 주제가 무엇인지 판단해 최종적으로 기사 주제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장을 보여줄 수 있는 영상 자료가 필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영상도 함께 촬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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