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는 퇴행이다. 방미통위 정상화로 언론 정상화를"
언론노조 40여개 지부 결의대회… YTN지부는 7차 파업
"방미통위 YTN, KBS, TBS, 지역방송 현안 미뤄선 안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출범 6개월을 맞았지만 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며 언론 관련 현안들의 해결 역시 미뤄지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40여개 지·본부가 조속한 ‘언론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KBS와 YTN, TBS를 비롯해 지역MBC와 지역민방,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시청자미디어재단 등 서울·지역, 언론사·유관기관, 기자·PD·방송작가를 아우른 250여명 조합원들은 26일 총력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은 몰락했지만 그 정권이 남긴 상흔은 현재진행형”이라며 “방치는 퇴행이다. 언론 정상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방미통위의 역할을 요구했다.
이날 언론노조의 결의대회에 앞서 오전 10시 방미통위가 위치한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앞에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이 먼저 모였다. 쟁의 309일째를 맞은 이날 ‘유진그룹 즉각 퇴출’ 집회를 시작으로 해당 지부는 나흘간 파업(7차)에 돌입했다. 관련 영상 상영, ‘유진퇴출 YTN 제자리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단 애드벌룬을 띄우는 퍼포먼스 등이 진행된 가운데 150여명 조합원은 “내란결탁 유진퇴출 방미통위 응답하라”, “사법부도 인정했다 유진그룹 자격없다”, “유진그룹 자격박탈 지금즉시 결단하라”, “방미통위 결자해지 YTN 제자리로” 등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 정권에서 민영화된 YTN은 지난해 11월 법원이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자격을 승인한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의 결정을 취소하며 방미통위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이날 투쟁사에서 ‘국회가 방미통위 위원 추천을 의결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청와대에서 임명을 진행하지 않고 있고’, ‘유진그룹은 법적으로 무효가 된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꼼수를 부리고 있는’ 여건에서 “방미통위가 그냥 있어선 안된다. 방송의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적극적으로 YTN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유진의 부역자들이 또 다시 YTN 이사회에 무더기로 꽂힐 예정이다. 겉으로 보기엔 (양상우) 한겨레신문 전 사장 등 진보 성향이지만 유진그룹의 부역자들일 뿐”이라며 “‘양상우 사단’을 명확하게 유진총독부로 규정하고 규탄한다. 내일 주총장 앞에서 유진의 꼼수를 규탄하고 퇴출시키기 위해 다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법부와 사법부가 YTN을 다시 정상화하라고 명령했다. 이제 남은 건 행정부다. 방미통위는 정상화되는 즉시 유진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오전 11시 언론노조 차원에서 진행된 ‘언론정상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언론노조 총력 결의대회’에선 언론 전반을 아울러 방미통위가 해결했어야 하지만 지연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언론노조가 결의문에서 “공영방송은 윤석열 내란 정권이 자행한 방송장악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KBS 박장범 사장의 내란방송 연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즉시 박탈 △지역 공영방송 TBS 구성원들의 생존권 보장과 정상화 대책 수립 등을 촉구한 사안은 대표적이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하루 전 KBS 이사회에서 새 이사장을 뽑는 절차가 불발된 사례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기석 전 KBS 이사장은 윤석열 정권이 공영방송 KBS를 흔들기 위해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했을 때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윤석열 정권이 말한 대로 김의철 사장을 해임했고, 대통령의 술 친구라고 하는 낙하산 박민을 사장으로 내리꽂기 위해 이사회를 파행으로 운영했고, 정권에 아부한 ‘파우치’ 박장범을 사장으로 임명제청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라며 “(여기) 동조한 이사들이 그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불발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은 내란 정권을 끝내고 새 정부를 출범시켰고, 국민들 요구에 따라 국회에선 방송법을 개정했지만 왜 언론은, KBS는 1년이 다 돼 가도록 이 모양이어야 하나”라며 “저는 국민이 세운 국민의 명령을 받고 출범한 새 정부가 아직까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요구에 응답할 때 새 정권이 언론에 어떤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 지원 조례 폐지 지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온 TBS의 현실에 대해서도 발빠른 조치가 촉구됐다. 서울시장, 서울시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지원 조례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구성원들이 1년7개월째 월급을 못 받은 채 일하는 여건에서 조치를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크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TBS는 지난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에 의해 언론 장악의 첫 타깃이었고, 가장 극단적으로 훼손된 사례다. 지원 조례가 폐지됐고, 예산이 끊겼다. 출연기관에서 해제됐고, 지금 송출 중단 위기에 내몰렸다. 경영상의 문제도, 시장 경쟁의 결과도 아니다. 권력이 공영방송의 존립 기반을 직접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35년 동안 이어온 지역 공영방송이 이렇게 무너지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요구한다. 방미통위는 이 사안을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공공 미디어의 존립 문제로 판단하라. 위원회가 구성되는 즉시 추천 이사를 선임하고 무너진 운영 구조를 복원하라”고 강조했다.
지역방송의 존립을 지키기 위한 예산 복원, 역할을 수호하기 위한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확대 적용 등도 제안됐다. 민성빈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방송 3법 개정이 완성되었다는 소식에 지역 MBC 구성원들도 ‘이제야 우리도 파업이 아니라 법과 제도로 MBC의 공정성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감격과 희열을 느꼈다. 하지만 지역 MBC의 언론 노동자들은 커다란 좌절감에 몸서리 쳐야 했다. 수도권의 공영방송에 모두 적용되는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에 지역 방송은 고스란히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밤 8시부터 MBC 본사로부터 릴레이를 받는 뉴스데스크가 시작되고 대략 30분 정도가 지나면 각 지역의 뉴스를 방송한다.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는 비상식적 정치 집단이 정권을 잡더라도, 아무리 악랄한 자가 사장이 되더라도 보도 공정성만큼은 지키자는 법적인 장치인데 지금 비수도권 시청자들은 최악의 경우 밤 8시30분까진 공정성의 가치가 지켜진 뉴스를 보다가 20분 동안은 사장과 보도국장이 누구냐에 따라 공정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뉴스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방미통위의 실무적인 책임을 촉구했다.
김영욱 언론노조 TJB대전방송 지부장은 “지역방송이 무너지고 있는데 무너지는 이유조차 왜곡되고 있다는 게 참담하다. 평생 취재만 하던 기자가 제안서를 쓰고, 촬영 감독은 사업 설명회에 참석한다. 콘텐츠를 고민하던 PD가 수익을 먼저 고민하는데 저는 이 변화가 적응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방송의 본질을 훼손하는 구조적 왜곡”이라고 했다. 그는 “152억원의 지역방송 지원예산이 또다시 사라졌다. 저는 이 상황을 위기가 아니라 의도된 방치이자 정책 실패라고 규정한다. 우리는 점점 방송이 아닌 일을 하고 있다. 지역을 버리는 게 살아남는 길이라면 그건 살아남는 것인지 이 질문에 방미통위, 정부, 국회가 답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결의문에서 새 방송법의 후속조치 이행도 요구했다. 방미통위 출범 지연과 맞물려 “KBS 이사회 재구성 기한은 이미 지났고, 보도전문채널의 의무사항이 된 사장추천위원회 설치 및 운영도 방미통위 공백을 틈탄 사측의 불이행으로 멈춰” 있는 만큼 방미통위가 즉각 후속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청자미디어재단 등 미디어 공공기관에 남아 있는 부적격 인사 퇴출과 함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시청자미디어재단, 전파진흥원 등 통폐합에 대한 구성원 의견수렴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방송작가 등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한 개선 요구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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