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대통령 향해 "제작진 특정해 비판, 우려스러워"
SBS '그알' 사과 파문 닷새 만에 입장문
"권력자, 표현 신중해야"… 언론책임도 강조
李, 또 SNS 글… "문제 보도, 민주주의 파괴"
이재명 대통령이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 대한 비판을 연일 이어가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대통령의 표현 방식에 우려를 표명했다.
언론노조는 25일 ‘추후보도와 언론윤리에 관한 입장’을 내고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 피해자는 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 권력자라고 해서 이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권력의 무게만큼 그 표현 방식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권력자가 제작진 개인을 특정해 비판하고, 제작 의도 자체를 단정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또 “일부 정치인들도 가세해 문제의 제작물뿐 아니라 해당 언론사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며, 한 언론사를 표적 삼고 있다”며 “이는 불필요한 감정적 대립을 일으켜 논쟁을 소모적으로 만들 뿐이다. 정치인들도 그렇듯, 언론 역시 공과 과가 있을 것이며 부족할 지라도 어려운 여건 속에 언론인의 역할을 다하려 노력하는 내부의 구성원들이 있다”고 했다.
다만 언론노조는 언론의 책임 역시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언론의 보도는 가능한 최선의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추후에라도 실체적 진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 바로잡을 책임이 언론에 있다”며 “설령 법적·관행적으로 용인되는 연출이라 해도, 그로 인해 보도 대상에 대한 부당한 악의적 인상이 장기간 지속됐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을수록 언론의 책임을 더욱 무겁게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과 우려를 귀담아 듣겠다”며 “언론의 자유와 책임이라는 두 가지 가치, 그 어디에도 소홀함 없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 같은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그알 과거 방송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그리고 언론노조 SBS본부의 성명으로 언론노조의 입장을 문의하시는 기자들이 많았다”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20일 SNS를 통해 “이 방송(그알)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물리적 태러, 검찰을 통한 사법리스크 조작, 언론을 통한 이미지 훼손 작전 중의 하나로 보인다”며 “그알로 전보돼 만든 첫 작품이 이 방송이고 얼마 후 그알을 떠났다고 하는 담당 PD는 여전히 나를 조폭연루자로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조작방송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썼다.
이를 두고 언론노조 SBS본부가 비판 성명을 내자 22일엔 “권리에는 의무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언론의 자유가 언론의 특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적었다. 또 24일엔 ‘프로그램을 보고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해 투표 당시 윤석열을 뽑았다’는 내용의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 게시글을 첨부하며 “그알의 문제된 보도는 정치인에 대한 명예훼손이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 주권자의 국민주권을 탈취하는 선거방해, 민주주의 파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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