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지부 "저널리즘 책무 이사? '보도통제기구' 거부"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 YTN 이사 추천… 사장 내정설 키워
사외이사 후보군 진보인사 다수… 노조 "정부여당 로비 속셈"
YTN 이사회가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을 저널리즘 책무 이사(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12일 의결하며 내부에서 ‘보도 검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율규제 기구가 아닌 이사회의 보도 간섭 여지를 키우고, 최대주주 유진그룹의 개입을 낳을 수 있다는 반발이다. 이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다수 인사 이사 선임이 함께 예정되며 ‘YTN 최대주주 자격 승인 취소 판결’ 이후 유진그룹의 대응 행보로 보는 시선과 더불어 이에 동조한 진보진영 인사들에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YTN은 앞선 이사회에서 오는 27일 주총 직후 임기를 시작할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새 이사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내이사엔 한겨레에서 제15·17대 사장을 지낸 양상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저널리즘 책무 이사 직함으로 이름을 올렸다. YTN은 신설직에 대해 “국내 언론사 최초”라며 “YTN 보도와 편성의 자율성이라는 저널리즘의 핵심 가치를 수호하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6일 성명에서 “외압을 막아주는 ‘자율규제 기구’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보도에 절대 개입하지 말아야 할 이사회가 직접 보도를 검열하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유사 기구를 지닌 한겨레에선 인적 구성이 보도분야 간부, 외부인사인 반면 이사회 직속으로 설계돼 “경영진의 보도 검열 조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법, YTN 방송편성규약 위배소지도 거론한 YTN지부는 유진그룹이 YTN의 기존 공정방송 제도들을 무시한 채 직접 보도국을 통제하려 한다고도 비판했다.
이날 사외이사 후보론 공훈의 고도화사회 이니셔티브 대표(전 위키트리 대표이사),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전 프레시안·한겨레 사외이사), 이유정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박광일 공영기업 대표이사(전 KT&G 부동산사업본부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이상규 비즈마켓 이사회 의장(전 한겨레 사외이사)이 추천됐다.
전반적으로 한겨레와 관계된 범여권 성향 다수 인사가 포함됐다. 앞서 소문으로 떠돌던 양 전 사장의 YTN 사장 내정설도 이번 사내이사 추천과 이사회 구성 변화로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신규 이사 선임이 완료되면 YTN 이사회는 운영규정상 최대 정원인 11인 체제가 되어 이들 이사 중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공훈의 사외이사 후보자가 추천 하루만인 13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변수가 더해졌다.
YTN지부는 12일 <진보의 가면 쓴 유진 앞잡이 ‘양상우 사단’에 경고한다. YTN을 넘보지 마라> 성명에서 지난해 11월 법원의 YTN 최대주주 자격 취소 판결 후 유진그룹 측근으로 평가받은 사외이사 3인이 물러난 후 다시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더기 알박기’ 행보로 평가했다. YTN지부는 “1년 전과 달라진 점은 유진그룹이 알박기 한 YTN 이사들이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 등 주로 진보나 범여권 성향으로 분류돼 온 인사들로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정부와 집권여당 성향에 따라 정치권 로비에 활용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진 자본이 내란 세력에 결탁해 얻은 YTN 최대주주 자격도, 이른바 진보성향 인사들이 천박한 유진 자본에 빌붙어서 얻은 YTN 이사 자리도 곧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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