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심위 출범 5개월만 첫 전체회의, 심의공백 여전

상임위원 내정자 호선 재차 무산…
심의에 필요한 시행령도 마련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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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첫 전체회의가 열렸다. /연합뉴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출범 5개월 만에 첫 전체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으나, 정상 운영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상임위원 내정자의 자격 논란으로 호선이 재차 무산된 상황에서, 방송·통신 심의를 위해 필요한 시행령 역시 마련되지 않아 업무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미심위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고광헌 위원을 위원장으로, 김민정 위원을 부위원장으로 각각 호선했다. 이 중 방미심위 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된다. 위원장 공식 임명 전까지는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대행해 직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관례상 야당 추천 위원이 맡아온 상임위원 호선은 이뤄지지 못했다. 상임위원 자격으로 추천된 김우석 위원이 윤석열 정부 시절 방미심위의 전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서 활동하며 이른바 ‘정치 심의’에 가담했다는 비판 때문이다. 방미심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상임위원 호선안을 다시 논의했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방미심위 위원은 “상임위원 자격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호선 방법에 대한 논의 역시 이뤄지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 위원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방심위에서 활동하며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정부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 무더기로 중징계를 내렸다. 이들 법정 제재는 법원 판결로 줄줄이 취소되며 방심위는 결국 행정소송에서 ‘30전 30패’(선방위 포함)를 기록했다.


김 위원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발 역시 극심하다. 16일 전체회의에 앞서 방미심위 직원 181명은 연서명을 내고 “지난 2년 반 동안 저희는 독립심의기구의 일원으로서 양심과 직업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약탈당한 채 조직이 무너지는 일상을 견뎌야 했다”며 “상임위원 호선이 심의 기구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 조직을 정상화하는 ‘치유의 선택’이 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미심위지부는 두 차례 전체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실 앞에서 피케팅을 벌이며 ‘김우석은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이날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판단을 수용하고 존중한다”면서 “앞으로 심의에 법원의 판결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방미심위의 역할인 방송·통신에 대한 심의 기능 역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미통위 설치법)’에는 방미심위 소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령 마련을 위한 주무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이 늦어지면서 시행령이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원들의 소위원회 배정 역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김민정 방미심위 부위원장은 “방심위 규칙을 준용해서 소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전체회의에서 모든 심의를 진행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방미심위에 쌓인 방송심의 안건은 약 8000건, 전체 심의 안건은 약 20만건 정도로 알려졌다.


한편 6월3일 열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성해야 할 선거방송위원회는 3월 중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법정단체를 비롯한 추천 단체에 공문을 발송한 방미심위는 19일 추천이 완료되면 23일 열릴 전체회의에서 심의위원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선방위 구성을 위한 법정시한은 2월2일까지였으나, 방미심위 위원 구성이 늦어지며 선방위 출범 역시 50일 가까이 지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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