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운명의 날… 한겨레 "반역사적 범죄, 추상같은 법의 심판을"
오늘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30년 전 전두환 사형 선고됐던 법정… 오후 3시 생중계
‘운명의 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19일) 나온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4일째 되는 날이다. 오후 3시 시작될 선고는 TV 등으로 생중계된다.
전직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뿐만 아니라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구속되는 등의 헌정사 초유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오늘 선고가 내려질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30년 전인 1996년 8월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을 일으킨 혐의로 전두환씨가 사형을 선고받은 곳과 같은 장소다. 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지귀연 판사가 이끄는 재판부가 12·3 계엄이 내란임을 인정한다면 내란 우두머리에게 가능한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뿐이다.
오늘 아침 주요 신문들은 이날 선고의 향방을 점쳐보는 한편, 판결에 대해 직전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등을 주목해서 전했다.
동아일보는 4면 <‘尹계엄=내란’인정 여부가 핵심… 尹, 마지막까지 혐의 부인> 제하의 기사에서 “최대 쟁점은 12·3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으로 인정될지 여부”라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1심 법원이 죄를 인정하면서 각각 징역 23년,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는 “만약 윤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기존 내란 판례를 12·3 비상계엄에 적용할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면서 “앞서 한 전 총리 재판부는 징역 23년을 선고하며 ‘위로부터의 내란은 위법성 정도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며 과거의 내란 때보다 엄정하게 단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징역 7년이 선고된 이 전 장관의 경우 12·12 군사쿠데타 내란 참여자들이 확정받은 형량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특검 “독재 위한 친위 쿠데타”… 尹측 “권력 장악 계획 없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쟁점은 크게 세 가지”라면서 “형법상 내란죄의 구성 요건인 ‘국헌 문란 목적’과 ‘폭동’이 있었는지와 비상계엄 직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가 적법했는지 등”이라고 했다.
조선은 “가장 큰 쟁점은 계엄 선포의 목적”이라며 조은석 내란 특검은 이번 사건을 ‘권력욕에서 비롯된 친위 쿠데타’로 규정한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최근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친위 쿠데타는 내란죄 법적 요건과 무관한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공수처의 수사 절차가 적법했는지에 대한 판단도 관심사인데, 앞서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사건 1심 재판부는 “공수처는 내란 우두머리 관련 혐의를 수사할 수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재판 등에서 단 한 번도 불법계엄을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중앙일보 <“나 같은 바보가 쿠데타 하겠나” 윤석열 사형 면할까> 기사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열린 마지막 공판에서 “(나 같은)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느냐. 쿠데타 할 정도면 눈치가 빨라야 된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부터 이어지는 그의 ‘방어 논리’가 선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이 땅에서 다시는 내란 꿈도 못 꾸게 경종 울려야”
한겨레신문은 이날 “대한민국 최초의 친위 쿠데타이자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을 일거에 무너뜨리려 했던 반역사적 범죄에 추상같은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선고, 사법부 ‘헌법수호 의지’ 온 국민이 지켜본다> 제하의 사설에서 헌재의 탄핵심판을 비롯해 앞선 재판들에서 12·3 계엄이 “중대한 헌정질서 파괴 행위”였으며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해당하는 내란 행위라고 명시한 점을 짚으며 “이미 네차례에 걸쳐 내려진 법적 판단을 뒤집는다면 사법부는 상상을 초월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MBC가 최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 4명 중 3명이 내란 우두머리 법정형인 사형(32%) 또는 무기징역(43%) 선고를 예상한 점을 언급하며 “공소기각이나 작량감경은 꿈에서도 시도하지 말기 바란다. 온 국민이 사법부의 헌법 수호 의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향신문도 <윤석열 1심 선고, 국힘이 극우와 절연할 마지막 기회다>란 사설에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하고 ‘침대재판’ ‘만담재판’으로 일관해 사법불신을 키운 지귀연 재판부는 이 역사적 선고공판에서라도 윤석열의 죄를 엄히 물어 다시는 이 땅에서 어느 누구도 내란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윤석열 1심 선고는 극우와의 절연을 선언하고 실천할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기회마저 걷어찬다면 ‘윤 어게인’ 간판으로 6월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선거에서 가혹한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일보도 비슷한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번 선고는 정치적으로도 중대한 분수령”이라며 “국민의힘이 대안세력으로 회생할 수 있을지는 윤 전 대통령 선고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대표는 더 이상 강경파에 휘둘리지 말고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정권 중간평가 격인 선거를 앞두고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뭐란 말인가. ‘유능한 보수정당’의 위상을 되찾을 발판을 마련해야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기 바란다. 추락을 멈출 마지막 기회다”라고 밝혔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