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협, 단전·단수 이상민 징역 7년에 "사법부, 반헌법 행위 엄단"

12일 성명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민주주의에 전면적 도전"
이날 1심 선고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위증 혐의'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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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한국기자협회가 “끝가지 책임을 묻고 역사에 반드시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공권력을 동원해 언론의 숨통을 끊으려 한 반헌법적 행위를 사법부가 중형으로 엄단했다”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짓밟고 언론을 장악하려는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적 도전이었다. 유죄 판결로 끝나서는 안 되며, 다시는 폭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언론자유를 제도적·현실적으로 보호할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협회는 판결이 내란 세력의 논리적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그들의 주장대로 ‘경고성 계엄’이었다면 언론사 단전·단수는 왜 필요했던 것인가”라며 “언론의 입을 막고, 대중의 눈을 가리려 한 이 폭거는 언론을 장악해 내란 달성을 획책하고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한 시도였음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자유는 수많은 희생과 노력을 통해 일구어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결실”이라며 “기자협회는 앞으로도 언론을 탄압하는 그 어떠한 세력에 대해서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단호히 맞서 끝까지 책임을 묻고 역사에 반드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뉴시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이날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장관에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진술, 이 전 장관의 진술 등을 토대로 단전·단수 문건의 존재 자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도 이 법정에서 대통령실 집무실 원탁 위에 소방청 또는 소방청장, 24시 단전·단수, JTBC·MBC·한겨레·경향신문 등의 단어가 기재된 문건을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그 내용은 김용현,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진술과도 일부 일치한다”며 “위 문건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을 교부하고, 이에 따라 이 전 장관이 구체적으로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확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언론사에 대한 진입 계획을 알려주며 단전·단수를 언급한 사실이 있는데, 이는 문건 내용과도 일치하며 계엄 당일 소방청에 경찰의 특정 언론사 진입 계획 및 단전·단수에 대해 언급한 사람은 피고인이 유일하다”며 “대통령실 CCTV 영상에는 피고인이 여러 차례 상위 왼쪽 안주머니에서 문건을 꺼내 펼쳐 보며 확인하는 장면, 대접견실에서 피고인이 문건을 꺼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보여주며 설명하는 장면이 녹화돼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윤석열로부터 위임 문건을 교부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내용에 따라 직접 경찰청장에게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협조를 지시했다”며 “사전에 모의하거나 여기에 관여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내란 행위의 실행 착수 직전에 내란 집단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고 부분적으로 참여해 내란 행위에 가담함이 인정되는 이상 내란 행위에 있어 중요 임무에 종사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위증과 관련해서도 “피고인이 불과 3개월 만에 기억을 모두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관련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이 전 장관이 허 전 청장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은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헌법적 의무를 부담함에도 소방청에 직접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협조를 지시함으로써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며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더구나 피고인이 내란 행위를 적극적으로 만류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오히려 이후 위증까지 했다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앞서 지난해 8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1월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피고인 역할이 너무나 중요했다”며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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