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정보 주식매매' 한경 압수수색… 사장 조기퇴진 이어져

신문 1면에 사과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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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이 최근 금융당국의 본사 압수수색 사태를 두고 “모든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한국경제 일부 간부와 기자들의 미공개정보 주식매매 혐의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공식 사과문 발표에 이어 사장 조기 퇴진이라는 상황까지 이르며 한국경제 내부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김 사장은 퇴진 의사를 밝히며 주주들에게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당초 김 사장의 임기는 올 3월까지로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국경제 사장 선임 절차는 이사회인 경영자문위원회에서 차기 사장을 내정하고 주주총회를 통해 통상 3월 중하순경 확정되는데, 이번엔 3월 초로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5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의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서울 중구 한국경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해부터 ‘선행매매’ 혐의로 기자 수십명을 수사, 검찰에 송치하고 언론사 등 압수수색을 벌여온 금융당국이 이번엔 ‘미공개정보 주식매매’ 혐의로 한국경제를 정조준한 셈이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합동대응단이 압수수색을 한 건 언론사 중엔 한국경제가 처음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주가조작에 대해 강한 처벌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자신의 X(엑스)에 한국경제 압수수색 관련 보도를 게시하며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고 언급해 파장은 더욱 커졌다.

압수수색 다음 날인 6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튿날 신문 1면에도 해당 내용을 게재한 한국경제는 “일부 간부와 기자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매 혐의로 관계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주요 혐의 내용을 밝혔다. 이어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간부와 기자에 대해 곧바로 업무 배제 조치를 했으며 일부 관련자는 사표를 내고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경제는 사과문에서 “‘취재보도 등 업무를 통해 얻게 된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정보를 개인적인 투자나 다른 목적에 활용하지 않는다’, ‘보도되지 않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 등 유가 증권과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다’ 등 임직원 행동강령과 기자 윤리강령을 엄격하게 적용했으나 이번 사태를 통해 그간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자성한다”며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안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9일 임원회의에서도 사측은 ‘자체조사’와 ‘제도개선’ 등 두 가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하고, 해당 조직에 대한 인사도 냈다.


합동대응단이 한국경제 기자들에 적용한 혐의는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매매’로, 앞서 다른 경제지 기자들이 연루됐던 호재성 기사를 이용한 ‘선행매매’ 혐의와는 사안이 다르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호재성 기사를 써서 시세를 조정하려고 한 기자는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 사측이 법무법인까지 선임하는 자체조사TF를 꾸린 건 제기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의도라는 내부 전언도 나온다.


다만 기자가 취재 과정이나 내부 정보 시스템에서 얻은 기업 정보 등을 활용해 개인적 주식거래를 했다는 이번 의혹을 두고, 해당 일탈 행위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사전 제재도 쉽지 않은 만큼 수사 선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내부의 비상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경제 A 기자는 “대통령의 의지가 큰 사안이고, 이번 압수수색도 금감원보다 대통령실 발이라고 알고 있다. 내부에선 이 수사의 범위가 커질 것 같다고 보는 게 중론”이라며 “구성원에겐 ‘너희도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당장 개별 주식 매매하지 말라’는 공지가 내려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 기자들은 이 와중에 진행될 차기 사장 등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한국경제 B 기자는 “압수수색 사태가 차기 사장 선임에 영향이 있을 거라고는 봤지만, 조기 퇴진까지는 예상 못해 내부 동요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차기 사장이 내부 인사 중에 될지 외부 인사가 내정될지 현재로서 더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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