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진기자로 일하며 사진은 진실하고 강력한 증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과연 사진은 진실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앞두고 기획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제주도의 한 목장을 찾았다. 70여 마리의 말이 솟구치는 해를 배경으로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초망원 렌즈 등 장비를 챙겨갔다. 하지만 제주 현장은 짙은 구름으로 해를 볼 수 없었다. 그나마 구름 사이로 햇살이 잠시 비칠 때는 말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촬영한 수백 장의 사진에는 아쉬움만이 남았다. 문득 AI가 떠올라 햇살이 담긴 사진 한 장과 말이 걸어오는 사진 한 장을 찾아 AI에게 전달했다. 클릭 몇 번, 명령어 한 줄로 내가 상상했던 장면보다 더 멋진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그 순간 혼란과 불안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사진기자로서, 사진의 진실성을 더 이상 개인의 양심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작을 방지하고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진 이유다.
사진은 여전히 강력한 진실의 기록 수단이다.
나는 오늘도 셔터를 누르며 묻는다.
이 사진은 진실에 얼마나 가까운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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