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尹이 선임한 KBS 이사 임명취소 판결 '항소 포기'
청와대 "'2인 체제' 방통위 의결 위법하다는 판결 존중"
야권 이사 항소장 제출… 재판부 판단 따라 항소심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KBS 이사 7명의 임명 취소 판결에 대해 항소 포기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번 판결로 임명이 취소된 야권 측 이사가 소송의 보조참가를 신청,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라 2심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한국방송공사 이사 7명에 대한 임명 처분 취소 사건 1심 재판부에 항소포기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현 방미통위) 2인 체제 의결로 이루어진 이사 임명 제청이 위법하므로, 윤 전 대통령의 KBS 이사 임명 처분 역시 취소되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소송의 또 다른 피고인 방미통위 역시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항소를 포기했지만, 재판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1월27일 임명 취소 대상인 야권 측 이사가 ‘보조참가’ 형태로 항소장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보조참가는 재판 결과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한쪽 당사자를 돕기 위해 소송에 참여하는 제도다. 법원이 이 항소의 효력을 인정할 경우, 사건은 2심 재판부로 넘어가게 된다.
임명 무효 소송을 제기했던 조숙현 전 KBS 이사는 “민사소송법상 보조참가인이 피고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행정소송의 특수성을 고려해 다르게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며 “결국 법원이 보조참가인의 항소권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2심 진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환영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시기 강행된 방송장악 시도를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를 포기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또한 항소장을 제출한 야권 측 이사들을 향해 “KBS의 위상에 먹칠하지 말고 당장 내일 열리는 이사회부터 참석하지 말길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의 의결이 합의제 행정기관의 본질을 침해했다며 야권 측 이사 7명에 대한 임명 취소 판결을 내렸다. 방통위 정원 5명 중 3명이 결원된 상태에서 2명의 위원만으로 내린 추천 의결은 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다. 이에 재판부는 위법한 추천을 전제로 이루어진 대통령의 임명 처분 역시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취임 당일인 2024년 7월31일 김태규 부위원장과 둘이서만 전체회의를 열고, KBS 이사 정원 11명 중 7명만을 후임자로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이들 후임 이사들을 임명했다. 당시 방통위는 나머지 후임 인사에 대해선 추후 논의하겠다고 밝혀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 이사 등 4명의 임기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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