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판결, 신문들 "전 대통령 부부 실형 참담"... 해석은 엇갈려

한겨레, 1면 "징역 1년8개월 납득 되나" 반문
조선일보, 사설로 '주가조작 사건 용두사미'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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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가운데, 주요 신문사들은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실형을 받은 참담한 상황”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판결 해석에 있어 뚜렷한 논조 차이를 보였다.

29일자 9개 종합일간지 1면 모음. /강아영 기자

본보가 29일 9개 일간지 1면 기사와 사설을 분석한 결과,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영부인 지위를 영리 추구 수단으로 오용했다”는 재판부의 질타를 공통으로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피고인(김 여사)은 청탁과 결부된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는 재판부 말을 인용하며 “(재판부가)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1개는 몰수하고 샤넬 가방과 천수삼 농축액에 해당하는 1281만5000원은 추징할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도 “재판부가 ‘영부인에게는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질타하며 (김 여사가) 유죄라고 판단했다”면서 “16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이들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 부부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형량의 적절성, 주요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선 신문사별 논조에 따라 평가가 확연히 갈렸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김 여사의 형량 부족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세상을 뒤흔든 ‘V0’ 김씨의 온갖 국정농단에 1년 8개월 형은 가벼워도 너무 가볍다”며 “박근혜와 최순실도 ‘공동체’로 인정한 사법부가 윤석열 부부는 남남처럼 여겼으니 기가 찬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건 관련) 김씨와 시세조종 세력 간 통화 녹취록 등이 있고 비정상적인 주문·거래로 8억원 넘게 챙겼는데 도대체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1면 제목으로 <김건희 ‘징역 1년 8개월’ 납득 되시나요>를, 사설 제목으론 <김건희 징역 1년 8개월 선고한 법원, 봐줄 결심 했나>를 뽑으며 이번 선고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김씨가 저지른 범죄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라며 “법원이 밝힌 무죄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봐줄 결심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1심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혐의는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두 개 중 하나와 그라프 목걸이뿐”이라며 “애초 특검이 최소한의 혐의만 기소한 탓도 크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삼부토건 주가조작 등 여태 밝히지 못한 혐의도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대승적으로 김건희 특검 받아들였으면 결과 어떻게 됐을까"

반면 조선일보는 무죄 판결에 주목하며 주가조작 사건이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주가조작 사건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결혼하기 전인 2010년 일어난 일로 단순 형사 사건이었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당시 윤 검찰총장을 잡기 위해 친문 검사들을 동원해 1년 반 넘게 수사했다. 주가조작은 증거를 남기는 경우가 많은 데도 당시 검찰은 김씨 혐의를 입증 못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도 주가조작을 골간으로 한 김건희 특검법 때문이었다”며 “1심 무죄는 윤 전 대통령이 대승적으로 김건희 특검을 받아들였으면 어떤 결과가 됐겠느냐는 개탄을 낳는다. 그러지 않고 비상식적 대응으로 일관하다 몰락했다”고 썼다.

다만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무죄로 판시했지만, 이는 특검의 공소장에 기재된 공동정범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며, 만일 주가조작 방조범으로 함께 기소했다면 유·무죄 판단이 달라졌을 수 있다”며 “또 주가조작 혐의의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이 내려졌는데, 이는 김 여사에 대한 ‘늑장 수사’와 ‘봐주기 수사’ 탓이 크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구형에 비해 낮아진 판결 형량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향후 과제와 관련해 일부 신문은 특별감찰관 제도 도입, 또 ‘2차 종합 특검’의 제 역할을 촉구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벌써부터 재판 결과를 놓고 정치권은 진영논리를 앞세우며 과열되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대한민국 사법체제는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진 틈 속에서 국민의 신뢰 자체가 붕괴될 것이다. 10년째 공석인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두르는 등 대통령 주변의 권력 오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세계일보도 사설에서 “비록 1심이긴 하나 특검이 기소한 김씨 혐의 대부분에 무죄 판정이 내려진 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특검이 지나친 ‘정치색’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앞으로 출범할 이른바 ‘2차 종합 특검’은 오직 법리와 증거만을 좇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로 인권 침해나 정치적 편향 시비에 휘말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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