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에서 김병기 무소속 의원 차남의 숭실대 편입 특혜 의혹과 관련한 기사가 삭제되고 기사를 쓰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삭제된 기사는 기자들 반발에 열흘 만에 원상 복구됐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6일 삭제한 <경찰, ‘김병기 차남 특혜 편입 의혹’ 수사 착수…숭실대 직원 소환> 기사를 26일 원상 복구했다. 1월15일 저녁 송고된 이 기사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숭실대학교 교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김 의원 차남의 숭실대 편입학 과정 등을 조사했다는 내용이다. 아시아경제 노조는 16일 기사 삭제 사실을 인지하고 편집국장과 두 차례 면담하며 경위를 파악했다. 기사 삭제 전후로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삭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아시아경제 편집국장은 26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대표의 전 직장 일이지만 회사 이미지에 좋지 않고, 연합뉴스 기사 단순 처리라고 판단해 데스크인 정치사회 에디터에게 의견을 구했다”며 “에디터는 해당 기자 데스크인 정치부장에게 기자 동의를 얻으라고 지시했는데, 삭제 상황이 담당 기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와 23일 면담 때 무단 삭제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기자 동의 없이 기사를 삭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담당 기자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말했다.
장범식 아시아경제 대표는 숭실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23년 김 의원 차남이 숭실대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장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이 불거진 후 장 대표는 “원칙대로 했다. 아시아경제에 누가 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 삭제 말고도 지난 22일엔 김병기 의원 차남을 채용했던 중견기업 압수수색 기사를 쓰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정치사회 에디터가 그날 오전 발생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의 ‘김병기 차남 재직 업체 압수수색’ 관련 자료에 대해 담당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을 파악하고 에디터에게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노조는 23일 조합원에게 기사 삭제 건 경과 상황을 알리면서 “앞으로도 기사가 계속 나올 텐데 단지 같은 식구라는 이유로 담당 기자들에게 못 쓰게 할 것인지 국장과 에디터 그리고 장범식 대표이사의 명확한 답변을 요구한 상황”이라며 “국장은 ‘우리만 안 쓴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기사가 없다면 그게 오히려 문제가 될 것’이라며 ‘기사는 나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26일 오후 편집국 전 직원에게 공유한 글에서 기자의 동의 없이 기사를 내린 과오를 인정한다며 기사 삭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 국장은 대표의 사법 이슈와 관련된 기사 보도를 막지 않고 향후 기사 삭제 시 해당 기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조치하는 프로토콜을 시행하겠다면서 부별, 기수별 미팅을 통해 국장의 의지를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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