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YTN, 임명동의 '패싱' 보도국장 임명 무효"

재판부 "단협 회피해 임명된 보도본부장, 직무수행 말아야"
YTN지부 "공정방송 위해 언론 경영진 인사권 제한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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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사장 시기 노사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임면동의제를 거치지 않고 YTN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을 임명한 처분에 대해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8부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YTN지부 등이 YTN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임명처분 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 “김종균 전 보도본부장을 임명한 처분과 김호준 전 보도국장을 임명한 것은 무효”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언론노조 YTN지부 등은 2024년 9월 단체협약에 명시된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절차를 지키지 않고 노동조합 참여를 보장하지 않은 채 인사권을 행사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YTN 사옥.

재판부는 “YTN 단체협약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공정방송 의무는 노사 양측 모두에게 있고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이며 보도국장은 보도의 총 책임자로서 모든 뉴스의 내용과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지위”라며 “그런 점에서 단체협약 규정을 통해 보도국장 임명에 대한 구성원 동의 절차를 제도적으로 보장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단체협약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임명 처분이 무효란 판단이다.

재판부는 특히 보도본부장에 대해선 “해당 직무를 집행해선 안 된다”고도 판시했다. 재판부는 보도국장 상위직으로 보도본부장을 신설하고 임명한 것은 “임면동의제라는 단체협약을 잠탈(회피)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단체협약 위반이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그 목적과 경위, 결과 등을 볼 때 건전한 사회적 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이고, 노조에 대한 불법행위 뿐 아니라 고의성이 인정된다고도 봤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은 당시 보도본부장·보도국장이 이미 바뀌었거나 현재 공석인 상황에서 당장 실효적인 변화를 전제하진 않는다. 다만 공정방송을 위해 언론사 경영진의 인사권 제한을 인정한 판결이란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유진그룹에 대한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취소 법원 판결로 인한 후속 절차가 전망되는 시점, 향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이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유진그룹 최대주주 변경 후 YTN 방송의 공공성, 독립성 침해 근거로 활용할 소지도 있다.

YTN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YTN의 공정방송 제도를 파괴하고 방송을 장악하려 한 천박한 유진 자본과 그 하수인들에게 철퇴를 내린 법원 판단을 환영한다”며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보도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단체협약으로 경영진의 인사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첫 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임면동의제를 거치지 않은 보도본부장의 직무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YTN지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이미 단체협약 등에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규정한 일부 언론사를 넘어 모든 방송과 신문, 인터넷매체들에도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며 “모든 언론사 구성원들이 실질적인 공정방송 실현의 주체가 돼 보도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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