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직대가 조직개편까지? YTN 내부 "선 넘지 말라"

정재훈 대행, 조직개편 예고에 입협 체결 홍보
21일 YTN지부 "사추위 주력해야" 비판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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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YTN 사장 직무대행이 ‘일상적 관리업무’를 넘어 인력감축을 위한 단계적 조직개편을 단행하려 한다며 YTN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단체협약이 1년간 타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노사 임금협약 체결을 계기로 직무대행이 사장 권한을 행사하는 월권을 벌이려 한다며 21일 비판 성명을 냈다.

YTN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정 직무대행이 “지난 월요일(19일) 실국장 회의에서 인력감축을 위한 단계적 조직개편을 예고”했다며 “대행은 대행일 뿐 사장이 아니다. YTN 사장의 권한은 새 방송법에 따라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쳐 적법하게 선임된 사장이 행사하는 것이고, 정 직무대행은 조직개편 등 회사의 경영이나 조직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9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6차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방미통위에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박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YTN 구성원들 모습. /언론노조 YTN지부

방송법을 비롯해 상법, 대법원 판례 등에 비춰 봐도 직무대행의 ‘조직개편’이 ‘월권’이란 지적이다. 사장 직무대행은 대표이사 공백을 막기 위한 임시적 조치로 선임된 것에 불과하고, 권한도 회사 일상적 관리업무로 제한된다고 하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권한에도 없는 조직개편을 언급하는가”라고 YTN지부는 비판했다. 취임 당시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장 선출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절차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한 정 직무대행의 약속과 다르다고도 했다.

19일 보도국 회의에서 ‘대팀제’, ‘슬림화’ 등을 전제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정 직무대행의 국실장 회의 발언이 공유된 후 이번 성명이 나왔다. 구체적 방안은 설명되지 않았지만 부서 간 통합을 통해 더 적은 인력으로 많은 출입처를 커버하려는 취지로 내부에서 이해되며 ‘인력감축을 위한 단계적 조직개편’이란 비판이 이어지는 게 현재다. 정 직무대행은 신년사에서도 “2030년까지 약 160명의 인력이 자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복돼 온 ‘나가면 채우는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겠다. 대신 YTN의 생존을 위해 인력을 재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직무대행이 “본격적인 사장 행세에 나설 조짐”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루 전인 20일 YTN 사측은 기본급 1% 인상과 특별격려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한 노사 2024년 임금협약 체결 소식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임협 체결 소식을 언론사 사측이 보도자료로 낸 이례적인 일과 조직개편 예고가 겹치며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날 오후 직무대행 명의의 공지를 통해 노사 임협 타결 소식은 사내에 다시 알려졌다. 정 직무대행은 “경영 측면에서는 부담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이 선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중략) 회사는 노조를 적대적 상대가 아니라 YTN을 함께 이끌고 있는 동반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YTN은 20일 노사 2024년 노사 임급협약 체결 소식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언론사 사측이 임협 소식을 공식적으로 홍보하는 일은 드물다. /YTN

아울러 정 대행은 “파업 대신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흐름이 정착되기를 바라고 있다. (중략) 현실적인 호소”라며 “단체협약 논의와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등 주요 과제들은 차분히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꼭 필요한 사원 인사의 경우 곧바로 실시하고, 편성 개편 등도 조속히 추진하겠다. 또 조직을 단순화해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 발전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지 후 사내 게시판엔 YTN 구성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비판 성명 등을 게시하는 상태다. YTN지부는 이에 대해 성명에서 “회사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이자 사장 대행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추위 구성 문제는 ‘차분히 풀겠다’는 무책임한 말로 나몰라라 한 채 파업 탓, 쟁의 탓, 노조 탓을 하며 조직의 일상과 공적 책임을 입에 담는 뻔뻔함은 천박한 유진자본을 뒷배로 뒀다는 자신감의 표현인가”라며 반발했다.

YTN지부는 “조직개편과 같은 회사 경영과 구성원의 노동조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사추위를 거쳐 선임되 대표이사의 권한”, “직무대행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정 대행은 처음 본인이 약속한 대로 새로운 사장 선출 과정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합리적인 사추위 구성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무대행이라는 본분을 넘어서 차기 YTN 사장의 권한을 침해해 조직개편을 단행할 경우 노조는 위법한 월권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대대적인 저항에 나설 것”이라며 “고작 임협 타결을 지렛대 삼아 사실상 사장 권한을 행사하는 장기집권 플랜을 세웠다면 큰 오산”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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