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교체 앞둔 경향·한겨레, 공영방송은 제도 공백에 표류

한겨레 김양진·박찬수·정남구 3파전
한경, 김정호 대표 3연임 여부 촉각

방송사·언론기관 1년 넘게 만료·공석인 곳들도
선임절차 총체적 지연

  • 페이스북
  • 트위치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등 일부 언론사가 3월 안에 새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미디어 산업 전반의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적임자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린다. 반면 주요 방송사와 언론 유관기관의 사장·이사장·이사 선임은 제도적 공백과 정치 일정 지연으로 표류하고 있다. 이미 임기가 만료됐거나 공석인 곳들도 수개월에서 1년이 넘도록 후임 인선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며 선임 일정이 총체적으로 지연되는 상황이다.

한겨레는 19일부터 20일까지 차기 대표이사 후보 등록을 받았다. 그 결과 한겨레 내부에서 김양진 기자, 박찬수 대기자, 정남구 기자(가나다순) 3명이 대표이사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은 20일 후보 등록 공고 직후 선거운동을 시작했으며, 오는 28일 후보자 토론회를 거쳐 2월2일 선거를 치르게 된다. 선거는 사원주주가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같은 날 저녁, 1·2위 득표자를 두고 2차 투표를 실시하는 형식이다. 선출된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2월경 사원주주 총회를 열어 대표이사 선거를 진행하는 경향신문도 조만간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현재 경향신문 내부에선 김정근 미디어전략실장, 김준 선임기자, 박문규 광고마케팅본부장, 박종성 전 기자(가나다순)가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정근 실장은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협회보의 질문에 “일단 결심을 하고 움직이는 건 맞다”고 했고, 김준 선임기자도 “공식적인 선관위 일정이 잡히진 않았지만 마음을 두고 다닌다”고 밝혔다. 박문규 본부장도 “유동적인 측면이 있지만 현재 출마 계획은 있다”고 답했고, 박종성 전 기자 역시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차례 연임한 김석종 대표이사의 출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역시 3월 대표이사 선임이 예정돼 있다. 한국경제는 보통 3월 초 경영자문위원회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를 내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김정호 현 대표이사는 2023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는데, 3연임 가능성을 두고 내부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한편 원래대로라면 같은 기간 진행돼야 했을 MBC 사장 선거는 당분간 진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시행된 개정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라 새 이사회가 꾸려지고 이후 차기 사장 선임 일정이 진행돼야 하는데, 이사회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법에 따르면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는 현 9명에서 13명으로 확대되고 추천 주체도 국회, 시청자위원회, 임직원, 방송·미디어 학회, 변호사 단체로 다양화된다. 문제는 세부 실행 규칙을 정비해야 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현재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로 대통령 추천 몫의 위원 임명·위촉은 마무리 됐지만, 국회가 위원 추천을 지연하면서 7인 체제인 방미통위는 현재 2명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3월 사장 임기가 만료되는 MBC, 지난해 3월 임기가 만료된 EBS에선 상당 시간 동안 현 대표이사가 직무를 이어갈 전망이다. 임기 만료 1년을 훌쩍 넘긴 MBC와 EBS 이사회 역시 새로운 이사들이 뽑힐 때까지 자리를 유지한다. 앞서 2021년 8월 개편된 제12기 방문진과 같은 해 9월 구성된 EBS 제8기 이사회는 2024년 임기가 만료된 후 각각 1년 5개월, 1년 4개월 넘게 기존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방미통위 구성 지연은 연합뉴스TV와 YTN 대표이사 선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정 방송법은 두 보도전문채널의 경우 회사와 교섭대표 노조가 합의해 사장추천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추위가 추천한 복수의 사장 후보 가운데 이사회가 사장을 선임토록 규정했다. 그러나 노사 간 이견이 커 방미통위 개입 없이는 합의안을 도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YTN과 최대주주 유진이엔티, 박장범 KBS 사장 등이 방송법 부칙에 따른 임기 단축을 문제 삼으며 헌법소원을 제기해 헌법재판소 결론에 따라 이들 언론사의 사장·이사장·이사들의 잔여 임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올해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이사들의 임기도 대부분 만료된다. 김효재 언론재단 이사장은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며 경영본부장과 미디어본부장, 정부광고본부장 역시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신문유통원장도 이달 임기가 끝난다. 다만 선임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언론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일정을 고려했을 때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바코 역시 공석인 경영전략본부장을 포함, 광고진흥본부장과 혁신성장본부장, 영업본부장의 임기가 이미 지난해 11월 만료됐다. 하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선임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코바코의 최대주주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임기 만료된 자리들이 많다 보니 당장 선임 일정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