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사장, KBS 9시 뉴스에 너무 자주 나온다?

업무성과 보도, 전 사장때보다 3배 늘어
"성과 부각하려 사실관계 왜곡·무리한 공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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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메인 뉴스인 ‘KBS 뉴스9’이 박장범 사장의 개인 치적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임 사장 시절과 비교해 사장 관련 보도가 늘었을 뿐 아니라, 보도 내용의 객관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KBS 뉴스9에 박장범 KBS 사장의 인터뷰가 담긴 뉴스 리포트가 보도되고 있다. 지난해 7월24일 박 사장이 네이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터뷰하는 모습. /KBS 제공

박장범 사장 취임 후 13개월 동안 사장의 업무 성과를 다룬 TV 뉴스 보도는 총 6건에 달한다. 전임 박민 사장의 경우 임기 13개월 동안 관련 보도가 2건, 김의철 전 사장은 임기 21개월 동안 2건뿐이었다.


보도의 배치와 형식도 달라졌다. 과거 사장의 대외 활동은 주로 오후 뉴스에서 30초 내외의 단신으로 처리됐다. 보도 내용 또한 언어문화 개선 대국민 캠페인, 산림 재난 공동 대응 등 공익 관련 협약을 소개하는 게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메인 뉴스인 9시 뉴스에 사장의 인터뷰가 담긴 리포트가 보도되는 일이 잦다. LA 카운티, CMG(중국 중앙방송총국), 네이버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2분짜리 방송 리포트로 제작됐다. 해당 보도에는 박 사장이 업무협약 문서에 서명하고, 담당자와 악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KBS 뉴스9에 박장범 KBS 사장의 인터뷰가 담긴 뉴스 리포트가 보도되고 있다. 올해 1월9일 박 사장이 LA카운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터뷰하는 모습. /KBS 제공

성과를 부각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실체가 불분명한 계획을 무리하게 공표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BS 뉴스9은 9일 KBS가 미국 LA카운티와 ‘뮤직뱅크’의 LA 공연 개최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전하며 이를 “KBS가 만드는 첫 북미 대륙 케이팝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는 객관적 사실과 차이가 있었다. KBS ‘불후의 명곡’이 이미 2023년 뉴욕에서 특집 공연을 개최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MOU는 ‘연내 공연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의 선언적 협력 단계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예산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KBS기자협회 뉴스모니터단은 “사장 출연 보도를 위해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며 전파를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KBS는 내부 공지를 통해 “해당 보도가 ‘뮤직뱅크의 첫 북미 진출 추진’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KBS가 만드는 첫 북미 대륙 케이팝 공연”이라는 앵커 멘트는 바로잡지 않았다.


업무협약이 체결되지도 않은 시점에 사장이 이를 대외적 성과로 공식화한 일도 있었다. 박 사장은 지난해 7월23일 이사회에서 “내일(24일) KBS와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업무 제휴 협약을 맺게 된다”며 “국내 미디어 업계 1위인 KBS가 빅테크 1위 네이버와 포괄적 MOU를 맺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보고했다. 협약 상대와 합의되지 않은 깜짝 ‘스포’였다.

KBS 뉴스9에 박장범 KBS 사장의 인터뷰가 담긴 뉴스 리포트가 보도되고 있다. 지난해 11월1일박 사장이 CMG(중국 중앙방송총국)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터뷰하는 모습. /KBS 제공

박 사장이 대외 행사를 이용해 개인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하드라마 <문무> 제작보고회가 단적인 예다. 지난해 11월, 드라마 방영까지 1년여가 남은 시점에서 이례적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이날 공개된 트레일러에는 <문무> 제작에 활용될 AI와 컴퓨터그래픽 기술 소개, 배우들의 짧은 각오 등만 담겼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박 사장은 “KBS가 대하사극을 만들 수 있게 된 건 수신료 통합징수 법안이 지난 4월에 통과되고, 11월부터 실질적으로 시행된 덕분”이라면서 “통합징수 효과가 나타나면 고품격 다큐멘터리 등 시청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수신료 통합징수 법안 처리를 두고도 박 사장은 안팎으로 성과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4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전국 지역 총국을 순회하며 시청자위원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했고, 6월에는 약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청자위원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수신료 통합징수 법안 처리에 협조한 시청자위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취지였으나, 내부에서는 “이미지 세탁에 공을 들인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KBS 내부에서는 사장의 임기 보장을 위해 공적 자원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3일 성명에서 “자신의 억지 성과를 포장하면서 생명 연장에만 몰두하고 있는 파우치 박장범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치민다”면서 “더 이상 공영방송의 전파를 사적 이익을 위해 동원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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