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 검찰이 구형을 하는 순간, 윤 전 대통령은 ‘피식’ 웃은 것으로 전해진다. 1심 선고는 설 연휴 다음 날인 2월19일 오후 3시에 내려진다.
내란 특검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최종변론에 나선 박억수 특검보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으로 규정하며 윤 전 대통령과 핵심 가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박 특검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근본적으로 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가장 극한 형벌로 대응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 내란 범행에 대한 엄정한 법적 책임 추궁은 헌정질서 수호와 형사사법 절차의 신뢰 및 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진지하게 사과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형을 감경해야 할 사정이 없다며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의미로서 사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90분에 걸친 최후진술에서도 12·3 비상계엄은 호소형이었다는 이른바 ‘계몽령’ 주장을 되풀이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초대형 특검”이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광란의 칼춤”을 췄다고 목청을 높였다.
특검의 사형 구형 소식은 14일 아침 주요 일간지 1면 머리에 올랐다. 전국 단위 9개 종합일간지 모두 이를 머리기사로 실었는데, 중앙일보가 <과거사, 쉬운 것부터 푼다>는 제목의 한일 정상회담 기사를 비슷한 비중으로 나란히 실은 게 눈에 띈다. 이날 1면 주요 사진으로는 손을 맞잡거나 같이 드럼을 연주한 한일 정상의 모습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다음은 윤 전 대통령 사형 구형 관련 14일자 주요 신문 1면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특검 “윤석열에 사형 구형해달라”>
국민일보 <특검 “尹 장기집권 위해 계엄” 사형 구형>
동아일보 <‘내란 우두머리’ 尹 사형 구형>
서울신문 <‘내란 우두머리’ 尹에 사형 구형>
세계일보 <특검 ‘내란 우두머리’' 尹 사형 구형>
조선일보 <尹 사형 구형>
중앙일보 <윤석열 사형 구형>
한겨레 <‘내란 수괴’ 윤석열 사형 구형>
한국일보 <특검, 尹 사형 구형…“전두환보다 엄정 단죄”>
신문들 “이런 비극 다신 없어야”… 세계일보는 사설 안 써
현직 대통령 시절 저지른 내란 혐의에 법정 최고형이 구형된 소식은 당연히 이날 신문 사설면에도 주요하게 등장했다. 대부분의 신문이 결심 공판에서까지도 일절 발성 없이 궤변을 늘어놓은 윤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엄정한 단죄를 촉구했다. 유일하게 세계일보만이 관련 사설을 쓰지 않았다. 세계일보는 이날 고환율, 한일 정상회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해서만 사설을 썼다. 이날 결심 공판 관련 기사 수나 비중도 세계일보가 가장 적었다. 9개 종합지 대부분이 1면 기사 외 최소 1개 면 이상 결심 공판 관련해 다뤘는데, 세계일보는 1면을 제외하면 6면 종합면에 기사 2개를 쓴 게 전부였다.
다음은 주요 신문 관련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다신 이 땅에 내란 없도록, 윤석열에 역사의 심판을>
국민일보 <내란 재판 마지막까지 반성 외면한 윤석열>
동아일보 <특검, 尹 사형 구형… 끝까지 반성은 없었다>
서울신문 <尹 사형 구형… 이런 비극 다시는 없어야>
조선일보 <윤석열 사형 구형, 나라가 부끄럽다>
중앙일보 <윤 전 대통령에 사형 구형…민주주의 훼손 다신 없어야>
한겨레 <윤석열에 사형 구형, 국민은 준엄한 판결 기다린다>
한국일보 <윤석열에 사형 구형… 헌정 파괴 행위 엄중한 단죄를>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비상계엄 이후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궤변과 억지로 일관해 온 윤 전 대통령의 태도도 중형 구형에 중대한 고려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지동설을 설파하다 박해받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거론하며 “다수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진 않는다”고도 했다.
동아는 “내란 사건 재판의 결심 공판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그런 자리마저 불법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정치적 무대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윤 전 대통령은 사형이 구형된 지금까지도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나 사죄를 한 적이 없다”며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죄질도 최악이요, 재판 태도도 최악이었다”고 촌평했다.
검찰의 이번 구형과 재판부의 선고가 다시는 이 땅에서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데 신문들의 목소리는 일치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구형은 선출된 권력이 군과 공권력을 동원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흔드는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윤 전 대통령도 더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통렬한 사과와 반성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미 헌법재판소가 12·3 비상계엄의 위헌성에 대해 판단했지만, 법원 판결은 비상계엄 전반에 대한 실정법적 판단으로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재판부는 법과 양심에 따른 준엄한 단죄로 이 땅의 민주주의가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재판부가 막중한 책임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불법계엄과 내란 혐의의 심각성, 반성하지 않는 태도, 판결이 후세에 미칠 막대한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해 윤 전 대통령이 보인 행위에 걸맞은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최고권력자라도 국민에게 부여받지 않은 권한을 절대 탐할 수 없다’는 강력한 교훈을 남길 서릿발 같은 선고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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