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다음은 OTT 될 수도… "보편적 시청권 실질적 보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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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단독 중계는 방송법이 보장하는 ‘보편적 시청권’ 차원에서도 분기점이 될 사건이다. 2019년 중앙그룹이 2026년~2032년 올림픽 한국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고 7년의 시간이 지나기까지 보편적 시청권 보장 책임이 있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행정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사안이기도 하다. 방미통위의 제한된 권한, 법적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남아 있는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비롯해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의 스포츠 경기 독점 중계 흐름 등에 대비해 방송법 개정과 같은 실질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4년 10월29일 중앙그룹은 서울 상암동 JTBC 본사에서 월드컵 미디어 파트너십 조인식을 가졌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오른쪽)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중앙그룹 제공

방미통위가 그동안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지난해 4월 이후 방미통위(전신 방송통신위원회 포함)는 10회 이상 방송사 간 중재를 위한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사가 회의를 요청하거나 방미통위가 소집해 2개사씩 또는 단독으로 의견을 듣는 식이었다. 다만 JTBC와 지상파 3사 관계자가 모두 방미통위에 모인 건 8일이 처음이었다. JTBC의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가 발표된 다음 날이다. JTBC의 요청으로 방미통위 방송미디어기반총괄과는 이날 JTBC와 지상파 3사 관계자를 불러 다가오는 북중미월드컵 중계권 재판매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방송법에 명시된 보편적 시청권과 관련해 방미통위는 중재 역할 외에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SBS가 2010년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 계약했던 당시 방통위는 방송사 공동중계를 위한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했다. 당시 방통위는 방송 3사 간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건 보편적 시청권 금지행위에 해당한다며 공동중계 협상을 성실히 진행하라는 시정명령을 의결한 뒤, SBS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과징금을 부과하고, KBS·MBC에도 경고조치를 내린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엔 방송사 간 가처분 소송,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분쟁과 갈등만 이어진 형국이었다. 이 같은 행정 공백은 수년간 이어진 방통위 파행 운영 사태와도 무관치 않다. 방미통위가 설치해야 하는 ‘보편적 시청권 보장위원회’(보장위)도 2024년 10월 임기가 끝난 8기 위원회 이후 구성되지 않고 있다. 보장위는 국민관심행사 등의 선정과 중계방송 순차편성, 중계방송권 공동계약 등을 권고할 수 있다.


국민관심행사의 경우 시청가구의 9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과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고려하면 JTBC의 단독 중계가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유료방송, 인터넷 가입을 하지 못하는 일부 소외계층의 시청권 문제가 남아 있다. 방미통위 방송미디어기반총괄과는 “법을 위반하지 않은 것과 법의 취지가 충분히 보장됐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유료방송을 보지 않는 직접 수신 가구에 대해서도 정부는 생각할 수밖에 없고 실제 그런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판매 분쟁, OTT 대응 차원에서도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앞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민 대부분이 보편적 시청권 보장에서 ‘무료’ 또는 ‘최소한의 비용 지불’을 중요시했다는 조사 결과와 함께 보편적 시청권 개념이 모호한 국내와 달리 해외는 직접적으로 ‘지정 행사 목록’이나 ‘주요 행사의 중계’라는 구체적 명칭으로 무료 시청을 보장하는 제도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5~7기 보장위 위원을 지냈던 송종현 선문대 교수는 “방미통위가 권한을 행사해야 하는 건 맞지만, 법 절차상 특정 사업자의 중계권을 재판매 하게끔 강요하거나 강제하는 건 한계가 있다. 행정명령을 내리면 행정소송이 따라와 무리하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재승인 심사 등을 통해 보편적 시청권을 준수하도록 이끌어내는 역할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공백이 생기면서 지연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 교수는 “가장 우려하는 건 넷플릭스 같은 OTT 사업자가 한국 중계권을 구매해 버리는 상황”이라며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부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다. 통합방송법이 만들어져 OTT를 일부라도 방송 사업자 지위로 인정해야만 그것에 준해 공적 책무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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