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YTN 파업…"방미통위, 유진 퇴출로 존재 이유 증명을"

쟁의 233일차, 사흘간 파업 돌입
첫 날 정부과천청사 앞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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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즉각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라!”


쟁의 233일차를 맞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사흘 간 전면 파업 돌입을 선언하며 9일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6차)를 열었다. 영하의 날씨 속에 모인 150여명 조합원들은 유진그룹의 YTN 최다액출자자 자격을 방미통위가 박탈해야 한다며 “내란결탁 유진퇴출“, “방미통위 응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9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6차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방미통위에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박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승영 기자

전준형 YTN지부장은 이날 투쟁사에서 방미통위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 지부장은 “방미통위의 전신 방통위는 위법적인 졸속 심사로 유진그룹의 YTN 주인 자리를 내줬다. 이후 YTN은 YTN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해왔다”며 윤석열·김건희 등 비판보도 수시 삭제, 탐사보도 프로그램 폐지, 사장의 탄핵 반대 집회 취재 지시 등 사례를 언급했다. 200일을 넘긴 투쟁 과정을 설명한 그는 “오늘 우리는 이 추운 겨울날 다시 이 길바닥에 앉아서 YTN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YTN 구성원들은 그 누구보다도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이제 방미통위가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지부장은 “정부가 정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YTN은 유진이 완전히 손을 떼지 않는 이상 절대 정상화되지 않는다”며 “방미통위에 촉구한다. 당장 유진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박탈해달라. 이번 파업이 마지막 파업이 되길 기대하지만 유진이 YTN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면 10번이고 100번이고 다시 이 자리에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말, 법원은 YTN 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한 과거 윤석열 정부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의 승인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공기업들이 대주주이던 YTN은 해당 승인처분으로 민영화됐고, 언론계에선 윤석열 정권이 민간기업을 통해 외주 언론장악에 나선 것이란 시선이 팽배했다. 법원 판결은 변곡점이었다. 방미통위가 취할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렸지만 아직 가시적인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 추천 몫인 방미통위 위원장과 비상임위원은 임명·위촉 됐지만 나머지 5명 위원의 국회 추천이 늦어지며 위원회가 구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파업과 결의대회는 이 같은 상황에서 개최됐다.

이날 영하의 날씨 속에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YTN지부 조합원들은 은박 보온지를 두른 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거리에서 농성하던 이른바 '키세스 시위대'가 다시 등장한 모습이었다. /언론노조 YTN지부 제공

YTN지부는 이날 투쟁결의문에서도 “이제 결자해지할 때”라며 방미통위의 조치를 지속 요구했다. 이들은 “방미통위가 지난 과오를 바로 잡고, 정상적인 정부의 미디어 관리 감독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내란 세력의 방송장악 시도로 망가진 YTN을 하루 빨리 정상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향후 소송이나 법적 다툼을 우려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적당히 타협하려 한다면 방미통위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내란 잔재 세력의 통치도구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외부 인사들도 연대사를 통해 정치권과 정부 등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성은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김종철 방미통위원장께 당부드린다. 즉각 2인 체제 방통위가 결정했던 대주주 변경 승인 취소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방통위가 과거에 저질렀던 그 과오를 참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국회에도 호소한다. 빨리 방미통위 위원 구성을 완성해 달라. 방미통위 위원을 꽉꽉 채워 추후 법적 하자 없는 YTN 대주주 변경 승인 취소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공적 지배구조를 지녔던 보도전문채널의 민영화가 결국 일반 국민들에게 가장 피해를 끼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YTN에 대한 방송장악 시도에 대해 이명박 정권 시기부터 설명한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명예교수는 “YTN은 민주적인 공론장을 만들면서 신뢰의 역사를 쌓아온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이 공공의 자산은 어느 정권의 전리품이 될 수도 없고, 더욱이 사기업의 먹잇감이 돼선 절대로 안 되는 시민의 자산이다. 이런 YTN을 시민의 손으로 되돌려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방미통위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1월 YTN에 입사해 이날 처음으로 파업에 동참한 새내기 조합원들이 'YTN 제자리로' 피켓을 들고 있다. /언론노조 YTN지부 제공

김현식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YTN 사영화의 최종 최대 피해자는 바로 시청자였다”며 “유진그룹은 보도전문채널 YTN이 방송독립성과 언론 공공성을 지키며 공적 보도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전면 부정했다. 유진그룹은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어떠한 철학과 운영 계획이 없으며 YTN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길 뿐 시청자 권익과 알 권리는 철저하게 외면했다”고 평가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인 안우혁 변호사는 윤석열 정권에서 이뤄진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장·KBS 이사장 등에 대한 해임 시도 등을 거론, “유형만 다를 뿐 YTN 사건도 다르지 않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흔들고 언론의 본질적 기능인 견제 감시, 비판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위법한 처분이기도 하다. 법에서 정한 대로 직권 취소를 하면 된다. 1심 판결까지 선고됐다. 확정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핑계를 대면서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이런 반헌법적 행위는 반드시 좌절될 수밖에 없다는 명백한 선례를 남겨야 한다. 위법에 호응하고 협조하는 기업이 어떤 대가와 비용을 치르게 되는지 이 사례를 통해 똑똑히 경고해야 한다”며 “YTN 사영화를 저지하고 공적소유 구조를 회복하기 위한 이 투쟁이 어떻게 결론나는지에 헌법상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률가들도 연대하고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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