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32) 새해 첫 보름달

해가 완전히 물러서기 직전, 붉게 빛나는 북한산 백운대 뒤로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 첫 보름달이 떠오릅니다. 석양은 길게 굴절된 붉은 파장으로 산을 덮었고, 백운대의 결은 불에 달궈진 듯 깊고 단단한 색을 띠고 있습니다. 밤이 오기엔 이르고 낮이 머물기엔 늦은 틈. 아직 낮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한 등산객이 백운대 정상 바위를 향해 마지막 걸음을 내딛습니다. 붉은 산과 흰 달이 같은 프레임에 공존하는 순간, 끝과 시작이 충돌하지 않는 조화로운 균형을 사진에 담아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무는 빛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새로운 달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듯, 우리 삶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지나간 시간에 머무르지 않고, 다가오는 날을 조급해하지 않으며, 각자의 속도로 하루를 넘기는 한 해였으면 합니다. 끝과 시작이 충돌하지 않고 나란히 존재하는 이 사진처럼, 올해의 시간도 무리 없이 흘러가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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