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법 '사장 임기 단축' 부칙, 연합 내부서 의견 엇갈려

연합 노조 설문… 43%만 "긍정적"
정작 던졌던 정치권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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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옥.

지난해 11월27일 발의된 뉴스통신진흥법(진흥법) 개정안 부칙은 뜨거운 감자다. 연합뉴스 사장을 사실상 교체하는 내용인데, 개정안을 던진 정치권은 부칙 조항에 대해 침묵하고, 연합뉴스 내부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진흥법 부칙 2조는 법 시행 후 3개월 내 뉴스통신진흥회(진흥회) 이사회를 구성하고, 연합뉴스 사장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만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진흥회는 연합뉴스 사장 추천권과 경영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연합뉴스 최대주주다.


발의 단계라 통과 시점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3개월 안에 진흥회 이사진을 새로 구성해야 한다. 진흥회가 새 사장을 선임하면 현 황대일 사장의 임기는 끝나는 셈이다. 2024년 10월 취임한 황 사장 임기는 2027년 10월까지다.


부칙 2조에 대한 연합뉴스 내부 여론은 찬반이 명확하지 않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가 12월11~17일 진행한 전 사원 설문조사에서 ‘현 대표이사 임기 단축 가능성이 있는 부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해 응답자 403명 중 42.72%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32.23%는 ‘잘 모르겠다’, 22.51%는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사장 임기 단축 부칙에 대한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기지 못해 노조 움직임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노조는 앞선 설문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쟁점들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월 초 언론노조와 공동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부칙 조항을 포함해 진흥법 개정안에 대해 다 열어놓고 의견을 듣겠다”며 “절충할 수 있는 안이 있다면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진흥법 부칙을 놓고 연합뉴스 지배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주장과 지배구조 개선 보다는 전 정권에서 임명한 사장을 해임하기 위해 개정안을 냈다는 말도 들린다.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법으로 보장된 임기를 단축하는 것은 원칙상 바람직하지 않지만, 연합뉴스 사장 인선의 낙하산 관행을 끊고 지배구조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취지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정치권력이나 정부 영향력을 차단하는 구조적 장치가 미비하다면 ‘낙하산 교체’가 아니라 ‘낙하산 재배치’로 끝날 위험도 있다”며 “진흥법 개정의 핵심은 사장 교체가 아니라 언론의 구조적 독립성 확보에 두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한 기자는 “진흥법 개정의 본질은 정치권이 추천하는 이사진이 사장을 선임하는 정치후견주의를 벗어나자는 것인데, 부칙은 임기가 정해진 사장을 해임하겠다는 정치권의 의지를 노골화하는 또 다른 정치후견주의에 불과하다”고 했다.


진흥법 부칙 규정은 지난해 8월26일 시행된 개정 방송법 부칙 2조3항과 똑같다. 개정 방송법 해당 조항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이 청구된 상태다. 박장범 KBS 사장과 김우성 부사장은 지난해 9월25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해당 조항이 법으로 보장된 자신들의 임기를 사실상 단축하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헌법재판소는 박 사장 등이 낸 방송법 부칙 2조3항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을 지난해 10월21일 심판에 회부해 심리 중이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특정인 임기를 제한할 수 있는 법률 작업이 바람직스럽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확언하기 어렵다”면서 “입법자의 입법 영역으로 볼 수 있는 사안을 헌법 원리에 어긋난다고 규정하기 어렵고, 정치·사회적인 상황 때문에 이런 부칙 조항이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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