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지면 속 오아시스… 법률신문에 둥지 튼 '로캣'

안충기 편집총괄, 캐릭터 제작
신문 이곳저곳서 독자 눈길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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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1월5일자 7면. 지난해 7월7일자에 첫선을 보인 이후 매번 다르게 등장한 고양이들을 한데 모았다.

어른 엄지손톱 크기의 고양이 그림이 법률신문을 바꿔놓을 줄 그땐 몰랐다. 고양이 그림은 지난해 7월7일자 신문 1면 구석에 보일락 말락 등장했다. 작게 자리해 지면을 안내하고 한국법조인대관을 소개하는 역할이었다.


나올 때마다 매번 다른 모습이었다. 기타를 치고, 커피를 마시고, 스마트폰을 보고, 꽃을 들고, 피아노 건반 위를 걸었다. 붉은 말을 타고 달리며 활을 겨누는 고양이도 있었다. 한 마리 또는 여러 마리가 동시에 보였다.


이 고양이들이 궁금하다면? 법률신문 1월5일자를 찾아보면 된다. 새해 첫호에 그간 등장한 고양이들을 한군데 모아 특집면을 냈다.

안충기 법률신문 편집총괄이 태블릿을 이용해 지면에 들어갈 고양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1990년 기자생활을 시작한 안 총괄은 2024년 3월 중앙일보를 정년퇴직하고 그해 6월부터 법률신문에서 일하고 있다.

법률신문에 고양이 그림을 선보인 기자가 있다. 중앙일보를 정년퇴직하고 2024년 6월부터 법률신문 편집총괄을 맡은 안충기 기자다. “법률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라 자칫 건조하고 딱딱해 보이는 지면에 고양이 그림이 들어가면서 긴장을 풀어준다고 할까요. 윤활유와 가습기 같은 역할을 합니다.” 왜 고양이 그림을 넣었냐고 묻자 안 기자는 말했다.


그는 수차례 개인전을 연 펜화 작가다. 고양이 그림을 그린 건 2년 전쯤. 2024년 3월 전시회에 고양이 그림을 몇 점 냈는데 관람객의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펜화 작업을 하다가 중간중간 재미 삼아 고양이 그림을 그렸고, 법률신문 지면 한쪽 구석에 넣기 시작했다. 법률신문 한 기자는 “법조인 독자들은 지면에 들어간 고양이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고, 의식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고양이는 본격 등장 이전에 법률신문에 두세 차례 나타났다. 2025년 신년호에는 고양이 75마리가 ‘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저마다 한마디씩 보태는 모습으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 때는 헌법을 공부하는 고양이들로 지면에 등장했다.

고양이 전면 지면 2025년 1월2일자와 2025년 4월7일자.

가랑비에 옷 젖듯 고양이는 법률신문 독자와 구성원들에게 조금씩 녹아들었다. 뉴스레터를 개편하면서 이름을 ‘굿모닝로캣’으로 바꾸고, 새해 시작하는 법률종합정보서비스 담당 부서를 ‘로캣센터(LawCatCenter)’로 명명했다. 비매품이지만 고양이 그림이 들어간 스티커도 제작했다.


무미건조한 지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작한 작은 시도는 고양이를 등장시켰고, 반년 좀 지나 법률신문 마스코트 ‘로캣’이 됐다.


안 기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내로라하는 법률 관련 전문가들이 주요 독자들이지만 법률신문이라고 종이신문 위기 시대를 비껴갈 순 없다”면서 “매년 로펌을 평가하는 ‘로펌 컨슈머 리포트’를 발간하고 ‘혈연 혼맥으로 얽힌 한국의 법조 명가’ 기획이나 ‘안경환 회고록’ 같은 묵직한 시리즈로 어려움을 타개하고 있는데, 편집의 변화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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