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언론단체, 10월24일 '자유언론의 날' 지정 청원

문체부에 청원서 접수…"국가기념일 지정해 언론자유 소중함 제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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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구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사무실 앞에서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왼쪽)과 신홍범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이 ‘자유언론의 날’ 지정 청원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제공

우리나라 언론자유 운동에서 역사적 사건으로 꼽히는 10월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이 시작됐다.

자유언론실천재단(이사장 조성호)은 10월24일을 국가기념일 ‘자유언론의 날’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을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청원에는 자유언론실천재단을 비롯해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3개 언론단체가 참여했다.

10월24일은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이 박정희 정부의 언론탄압에 맞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 날이다. 당시는 유신체제 반대 시위 소식을 한 줄이라도 쓰면 기자들이 잡혀가는 시절이었다.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시대, 기자들은 선언했다.

“우리는 자유언론에 역행하는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 민주 사회 존립의 기본 요건인 자유언론 실천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선언하며 우리의 심장을 모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신문, 방송, 잡지에 대한 어떠한 외부 간섭도 우리의 일치된 단결로 강력히 배제한다. 1. 기관원의 출입을 엄격히 거부한다. 1. 언론인의 불법 연행을 일절 거부한다. 만약 어떠한 명목으로라도 불법 연행이 자행될 경우 그가 귀사할 때까지 퇴근하지 않기로 한다.”

자유언론실천선언은 당시 한국 언론계 전체에 영향을 주었다. 동아일보를 시작으로 조선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KBS, MBC, 부산일보, 매일신문, 동양통신, 합동통신 등 전국 31개 신문·방송·통신사 기자들이 일제히 언론자유수호선언에 나섰다.

13개 언론단체는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정신은 ‘한국의 언론정신’으로 후배 언론인들에게 연면히 이어졌다”며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탄핵 과정에서도 언론인들은 목숨의 위협 속에서도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언론이 잘못한 게 열이라면, 잘한 일은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언론 종사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 1987년 민주화운동, 2017년 촛불혁명, 2025년 내란 척결 등 우리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원천이 됐다. 그 투쟁 정신은 자유언론이 위기에 놓일 때마다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200개가 넘는 국가기념일 중 스포츠의 날, 문화의 날 등은 있지만 언론 관련 기념일은 없다”면서 “정부가 10월2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함으로써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 왔던 많은 언론인을 기억하는 한편 언론자유의 소중함을 제고하는 계기를 만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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