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론은 절박한 변곡점 위에 있습니다. 언론을 겨냥한 각종 소송, 포털의 정책 변화, AI(인공지능) 시대의 구조적 변화, 취재현장의 위험 노출과 혐오 확산까지. 기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냉혹합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한국기자협회는 선언보다 실행, 실무에 기반한 추진력과 회원들의 연대가 절실합니다.
저는 2014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 한국기자협회의 연대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때 기자협회는 지회장이던 저와 후배들을 보호했고, 저는 그 연대에 고마움을 느끼며 언젠가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년 전 출마의 이유였습니다. 회원 여러분은 저에게 강하고 따뜻한 기자협회를 만들라며 기회를 주셨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저는 ‘강하고 따뜻한 협회’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뛰었습니다. 방송법 개정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현업단체와 함께 목소리를 냈고, 정보통신망법·언론중재법 졸속 개정을 저지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선포 당시, 정권의 불법성을 즉각 지적하는 성명을 발표해 협회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했습니다. 국회가 윤석열 탄핵 표결을 앞두었을 때는 기자협회보 호외를 전격 발행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따뜻한 협회를 위해 회원들의 복지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취재 트라우마 심리치료 지원사업을 신설했고, 역대 최대 규모의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지역·중소매체 중심의 교육을 강화해 ‘모두가 참여하는 협회’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프레스센터 18층에 상시 기자실 설치를 확정해 내년 초부터 회원들은 100석 규모의 안정적 취재 환경을 갖추게 됩니다. 이는 협회가 실질적인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준 대표적 사례입니다.
기자협회보 개혁도 실행했습니다. 협회 최초로 40대 여성 편집국장을 발탁하고, 협회보의 방향을 ‘비난보다 건설적 비판과 정보 제공’으로 재정립했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과 수상자 소감을 온라인에 업로드하고, 주말에도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등 기자협회 전체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절반의 변화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는 남은 절반, 완성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다시 나섭니다. 구호를 위한 선언보다 더 나은 협회를 위한 실천에 나서겠습니다.
첫째, 회원의 권익과 복지를 보다 확대하겠습니다.
내년 1월부터 ‘회원 생일 축하제도’를 도입하고, 출산 가정에는 유아용품을 지원하겠습니다. 언론인의 건강과 친목을 도모하고자 단축 마라톤 대회를 창설하고, 서울 지역 축구·풋살대회 지원을 강화하며, 10개 시·도협회의 개별 체육대회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증액을 통해 지방언론을 살리고, 중소·인터넷 매체 회원들을 배려하겠습니다.
둘째, 기자상 시상 체계를 시대 변화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정치·사회 비판 기능은 유지하되, 경제·지역·사진·전문 분야 수상 기회를 크게 넓히겠습니다. 제가 임기 중 마련한 정신건강·아동학대 예방 우수보도상 수상 기회를 확대하고, 자본시장·금융피해 예방·지방시대·환경·에너지·K콘텐츠 등 새로운 시상도 신설하겠습니다. 특히 자본시장·K콘텐츠·사회 혁신 부문 시상은 변화하는 산업·문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셋째, 포털 뉴스 정책엔 강하게 대응하고 취재안전을 제도화하겠습니다.
국가기관과 협의해 취재현장의 위험을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고, 기존의 취재 트라우마 지원사업은 확대하겠습니다. 회원 교육 수요를 기반으로 국내외연수 프로그램도 늘리겠습니다.
저는 2년 전 첫 출마 당시 ‘강하고 따뜻한 기자협회’를 약속했고, 이행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저널리즘의 힘은 더 키우고, 회원의 권익은 영역을 확장하겠습니다.
내년 초 프레스센터 기자실 문이 열리는 순간, 여러분은 변화가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 직접 보게 될 것입니다.
12월8일의 선택이 행동하는 협회, 일하는 협회, 연대하는 협회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든든한 동료이자 협회에 헌신하는 책임자가 될 준비가 돼 있습니다. 2년간 협회 발전의 노하우를 익힌 저를 다시 활용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박종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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