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서쪽 하늘이 붉게 타오른다. 후배가 이제는 바꾸라는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본다. 왜 요즘은 저녁노을이 눈에 들어오는 걸까. 바쁘다는 핑계로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보지 못한 시기가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은 노을을 바라볼 수 있는 일상의 여유가 이제는 생긴 것일까. 지금보다 더 힘들었던 10여년 전 일본에서 노을 붉게 물드는 하늘을 보며 하루의 끝자락을 정리했었던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노을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노을’ 하면 머릿속엔 ‘이별’과 ‘준비’라는 두 단어가 떠오른다.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과 ‘이별’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그리고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휴식의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하루를 마감하며 노을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순간을 찾아 소중히 마음속 깊이 간직하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운 저녁노을은 행복했던 ‘오늘’을 하늘에 그려내는 물감 자국이다. 나의 마음속 사랑을 바라보는 짧은 시간이 삶에 행복이라는 선물을 선사하는 하루 끝자락이 남긴 자취이기도 하다.
이제 2025년도 한 달이 조금 더 남았다. 슬슬 2025년에 노을이 시작된 듯하다. 노을을 보며 오늘의 행복했던 순간을 아로새기듯 올 한 해 지나온 날들의 추억 속 행복도 가슴에 남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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