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엘리베이터TV 광고사업에 뛰어들었다. KT그룹 계열사로부터 관련 부문을 인수, 최근 본격 운영에 돌입하며 디지털 옥외광고(OOH)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최근 주요 신문사들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확대 등과 맞물려 공격적 행보에 나선 가운데 전통적 수익모델의 보완재가 될지 주목된다.
중앙일보는 5월 KT그룹의 고객서비스 전문 계열사 KTis의 디지털광고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타운보드’ 주식 전량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8월 말 지분 양수를 마무리했다. 9월1일자로 중앙일보 대표이사, 광고사업총괄을 ‘타운보드중앙’ 대표이사로, 기존 광고부문 일부를 이 계열사 간부로 겸직시키는 인사도 냈다. 중앙은 앞서 엘리베이터TV 광고사업을 위한 인수대금으로 532억원을 의결한 바 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4일 “OOH 시장 성장으로 OOH 매체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환경에서 타 사업자들이 주목하지 않는 엘리베이터 광고매체를 기존 OOH 콘텐츠, 디지털, 지면광고 사업과 결합할 수 있는 매체로 판단했다”며 “전국 아파트 거주 비율이 지속 증가하는 만큼 입주민 노출도 측면에서 매체 자체로 신규 광고주 유입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7년 옥외광고 사업 브랜드 론칭 등으로 새 수익원 확보에 나서온 연장선에 놓인다. 중앙일보는 2024년 성과를 담은 전자공시에서 “삼성동 코엑스, 파르나스 미디어타워, 홍대와 용산 등” 영업권 확보를 언급, 이런 수익구조 다변화로 영업이익(88억원)이 2023년 대비(56억원) 늘었다고 했다. 이번 계약으로 중앙일보는 대형 사이니지 중심 옥외광고 외 아파트 주민을 타깃팅 한 매체(4월 기준 전국 3650개 단지 약 6만7000대)를 추가한 셈이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입주민의 일상과 함께 하는 미디어매체로서 활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KTis에선) 타운보드 매체를 독자적으로 운영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우리는) 운영 중인 다양한 광고상품과 결합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쌓아온 영업역량 및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에 이어 광화문, 명동, 부산 해운대 등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 된 후 조선·동아일보 등 주요 신문사들은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며 디지털 옥외광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계에 직면한 전통 수익모델, 기대에 못 미치는 디지털 수익 여건에서 활로를 찾는 시도다. 도시 중심에 자리한 위치, 언론 브랜드와 결합된 프리미엄 노출 효과, 온·오프라인 플랫폼과 연계한 통합 마케팅 등에서 비교 우위가 거론되지만 광고시장엔 우려도 잔존한다.
한국광고주협회는 KAA저널 2025년 여름호에서 “옥외광고 시장 생태계가 언론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우려, 신문사의 우월적 지위 기반 영업방식과 협찬과 광고의 경계 모호, 공적책임과 상업적 목적 충돌에 따른 시장 신뢰 하락 여지를 언급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사업자가 희망한다고 매체를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기에 타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경쟁력 있는 매체 확보 기회가 생길 경우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며 “상품기획, 영업 네트워크, 콘텐츠 제작 역량강화 등 소프트웨어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역량이 돼야 보유 OOH 매체 사업성과를 최대한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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