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최민희 사퇴' 요구… 언론계도 "책임져야"

한국기자협회·한겨레지회 잇따라 성명
"언론 전반 부적절한 행위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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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딸 결혼식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했으나 사퇴 요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민희 위원장을 뇌물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31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며 과방위원장은 물론 의원직에서도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민희 위원장은 과방위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30일 신상 발언 등을 통해 국정감사 기간 치른 딸의 결혼식과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축의금·화환 등을 받았다는 논란 등에 사과했다. 최 위원장은 “여타 논란이 생길 것을 미리 예측하고 장소나 일정, 부조와 화환을 막는 좀 더 적극적인 사전 조치를 해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혼자 많이 자책하며 국민 여러분께 그리고 특히 민주당 의원님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부합동민원센터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에 대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권익위원회에 신고서 접수를 위해 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언론 보도와 관련한 부적절한 개입 논란 등에 대한 명확한 사과는 없었다. 최 위원장은 20일 MBC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보도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는 자신의 질의에 ‘적절하지 않다’며 답변을 피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켜 ‘언론 탄압’ 비판이 일었다. 최 위원장은 열흘 만인 30일 “과했단 걸 인정한다”면서도 사과는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장에게 했다. 최 위원장은 앞서 22일과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 국힘 편파보도가 자랑스러웠나!”, “국감 질의 전 MBC 보도본부장께 교정교열 받을까요?” 등 불만 섞인 글을 올렸다가 23일 방문진 국감에서 권태선 이사장이 “유감스러운 일”, “자제하는 것이 맞다” 등이라 지적하자 그제야 “성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민희 의원실 관계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비판 보도 영상 접속차단 등을 문의한 적 있다는 한겨레 29일자 보도에 대해서도 자신은 알지도 못했던 일이며, 기사가 사실과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단순한 문의”가 왜 ‘갑질’이고 ‘방심위 사유화’인지 알 길이 없다고도 했다. 앞서 최 의원실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쓰레기’라 비난하는 글을 썼다 지우기도 했다.

이날 최 위원장의 입장 표명에 대한 언론계 반응은 냉정했다. 한국기자협회는 31일 성명을 내고 “과방위원장을 두고 언론자유 침해란 말이 나오는 자체가 문제”라며 “언론 전반을 향한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건전한 언론의 역할과 자유를 주창해 온 과방위원장이라면 스스로 언론을 향한 최소한의 절차와 규범에서 더 엄격할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같은 날 한국기자협회 한겨레지회도 성명을 내고 “언론자유 탄압과 무책임한 해명으로 일관하는 최 위원장이 더 이상 국회 과방위원장의 직무를 수행할 자격을 잃었다고 판단한다”면서 “최 위원장은 더이상 독선적 행태와 궤변으로 언론자유를 위협하지 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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