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보람 느끼며 일하고 사회 기여할 수 있길"

[시상식 중계]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 및 제1회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

  • 페이스북
  • 트위치
30일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과 '제1회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협회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421회(2025년 9월)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또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과 함께 신설해 첫 수상작을 배출한 ‘제1회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 시상식도 진행했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새로운 상을 하나 마련하게 됐다”며 “현장 기자들이 힘들게 일하고 있고 다들 자신들의 역할이 잘 발현될 때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자들이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더 다양한 분야 상을 제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계에서 많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논란이란 단어 선택이 잘못됐다고 느껴질 정도”라며 “기자들은 자율적으로 현장의 일을 탐사하고 보도하고 사실을 추구하면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는데 언론이 억압받는 방향은 (뭔가) 아닌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에 맞게 대응하도록 하겠다. 여러분들도 현장에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선완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단장은 “정신질환은 우리나라 인구 4분의 1 정도가 평생 한 번은 겪는 것으로 유병률이 나와있는 흔한 병인데 (당사자는) 낙인이란 어려움을 겪고 보건의료 사회적 인프라는 취약하다”며 “오늘 첫 시상인데 좋은 기사를 써주신 세 팀에 수상을 하게 돼 감개무량하고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편견을 없애고 낙인을 해소하고 차별에 저항하는 좋은 기사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9월 이달의 기자상엔 10개 부문에 70편이 출품됐고,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아래는 수상 내역과 소감이다.

취재보도1부문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뒤집혔다> 외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한겨레 김완·박준용·채윤태 기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뒤집혔다> 외
-한겨레신문 김완·박준용·채윤태 기자 / 수상 소감 채윤태 기자

“한겨레21에서 이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걸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1년 전 ‘명태균 게이트’를 취재하면서 당시 명씨가 사용하던 PC를 입수하게 됐고, 그걸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명씨가 현대로템을 통해 청탁을 한 정황을 파악해 기사를 썼습니다. 그 기사가 나가고 현대로템이 모로코에서 EDCF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게 있는데 그게 또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이후 전 정부에서 진행하던 EDCF 사업들을 살펴보던 중에 권성동 의원이 EDCF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다 해서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기획재정부와 그때 수출입은행의 전·현직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이 꽤 어려웠고 그분들의 신원이 드러날까 조심을 많이 했습니다. ‘이 내용은 빼달라, 저 내용은 빼달라’ 엄청 중요한 내용을 들었는데도 기사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 꽤 오래 지속됐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설득을 해서 어느 정도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 선에서 기사를 썼습니다. 사실 기사에 못 담은 이야기도 더 있고, 보도가 나간 뒤에도 들여다보니 이권을 노리는 인물들이 더 많이 있는 것 같아 지금 추가 취재를 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더 취재가 되면 후속보도로 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취재를 시작한 게 된 데 한겨레21 취재2팀 김완 팀장이랑 박준용 선배가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덩달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이재훈 한겨레21 편집장과 이주현 (뉴스룸)국장께도 감사드립니다.”

☞수상작 보기

<순직 해경 진실 은폐 의혹>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SBS 동은영·전형우·최승훈 기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순직 해경 진실 은폐 의혹>
-SBS 동은영·전형우·최승훈 기자 / 수상 소감 동은영 기자

“지난 9월은 이재석 경사의 유족분들과 같이 슬퍼하고 분노했던 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경사가 세상을 떠난 9월11일부터 저희는 왜 이 경사 혼자 출동했는지, 이 경사 지원 요청에 왜 응답이 없었는지, 그리고 해경은 왜 이렇게 급작스럽게 이 병사를 영웅으로 칭송하는 보도자료랑 영상을 냈는지 취재를 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이 형사가 출동하는 과정에서 2인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해경이 이런 진실을 덮기 위해서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순간들이었습니다. 저희 보도가 이 경사 같은 억울한 죽음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또 이 경사의 유족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끝으로 저와 함께 고생해 주신 전형우 선배, 최승훈 선배, 그리고 항상 저희를 지도 편달해 주시는 이성훈 캡, 정윤식 바이스, 또 기사의 완성도를 높여주신 김정인 부장과 이종훈 팀장께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상작 보기

취재보도2부문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필로폰 강제투약’>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KBS 원동희·이원희 기자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필로폰 강제투약’>
-KBS 원동희·이원희 기자 / 수상 소감 원동희 기자

“8월 초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이 사망 전 필로폰을 강제 투약 당하는 영상을 확보해 보도하게 됐습니다. 보도 이후 산발적으로 이어지던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문제가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했고, 또 대통령이 총력 대응을 지시하면서 지금 문제가 해결되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참 반가운 일인데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저와 이원희 기자가 지난해부터 캄보디아를 두 번 다녀오면서 한국인 납치 고문 문제를 보도했었습니다. 처음 보도한 게 지난해 10월인데 그때 보도된 내용과 지금 여러 매체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이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똑같은 현상을 두고 정부의 대응만 바뀐 건데 만약 작년에 보도됐을 당시 정부가 움직였다면 보도됐던 한국인 대학생은 사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여야는 나눠서 사로 ‘전 정부 탓이다’, ‘지금 정부 탓이다’ 하고 있기도 합니다. 본질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망각됐다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문제가 잘 해결이 돼서 캄보디아에서 납치 문제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해부터 저희와 보도를 같이 한, 이 자리엔 없지만 최인영 기자가 같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대응을 이끌게 된 계기가 된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20대 대학생 예천 출신 박모씨의 명복을 빌면서 소감 마치겠습니다.”

☞수상작 보기

지역 취재보도부문

<희대의 1050원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정경재 연합뉴스전북 기자 대신 이광철 연합뉴스 전국·사회담당 부국장이 대리수상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한국기자협회

<희대의 1050원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
-연합뉴스전북 정경재 기자 / 대리 수상 이광철 연합뉴스 전국·사회담당 부국장

수상 소감 없음

☞수상작 보기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자녀 살해 후 자살: 비극을 기록하다>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한국일보 김동욱·김지현·한소범 기자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자녀 살해 후 자살: 비극을 기록하다>
-한국일보 김동욱·김지현·한소범 기자 / 수상 소감 김동욱 기자

“저희 한국일보 엑설런스랩은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팀입니다. 올해 이번 포함해서 세 번의 기획을 협회에다가 출품을 했는데 두 번 떨어지고 이번에야 받게 됐습니다. 정말 기쁜 마음입니다.

두 달, 거의 석 달 동안 저희는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주제로 취재를 했습니다. 취재하는 동안 여러 번 울었습니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모로부터 살해 위협을 당하거나 실제로 살해당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일가족 동반자살이 아니라 명백하게 아동 살해란 메시지를 기사에서 굉장히 강조를 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후배들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김지현 기자는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도 이 기획을 완성하느라 정말 마지막까지 고생을 했고, 한소범 기자는 정말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려고 3개월 동안 전국 곳곳을 돌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고생했다고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서 저희 취재에 응해 주신 다양한 가족분들, 그리고 현장에 계신 전문가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부에서 저희 기사가 나간 이후에 정말 좋은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 칭찬에서 끝나지 않고 더 좋은 대책 마련에 나서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힘들 때마다 저희를 항상 따뜻한 술로 격려해 주신 저희 랩의 대장이신 남상욱 부장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엑설런스랩을 항상 지지해 주시는 김영화 (뉴스룸)국장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수상작 보기

<팬덤권력>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경향신문 팀 주간경향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팬덤권력>
-경향신문 팀 주간경향 / 수상 소감 박송이 기자

“먼저 이렇게 뜻깊은 상을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상은 저희 팀의 영광이라기보다는 저널리즘이 스스로의 역할과 책임을 되묻는 과정의 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이번 기획을 준비하며 저희가 가장 먼저 가졌던 문제 의식은 특정 인물이나 현상을 저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경향신문을 포함한 언론이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였습니다.

기사를 완성하기까지 팀원 전원이 두 달여 동안 유튜브 청취자와 저널리즘 전문가를 직접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고 관련 유튜브 방송을 매일 모니터링했습니다. 기획이 나간 뒤 독자들의 다양한 반응과 동료 기자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저널리즘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기획이 언론인, 독자에게 다시 신뢰받을 수 있는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 기획을 적극 서포트 해주신 이주영 (주간경향) 편집장과 최영배 선배, 그리고 저희 작업을 읽고 평가해 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상작 보기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자국’ 없는 아이들, 자격을 묻다>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경인일보 목은수·이영지 기자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자국’ 없는 아이들, 자격을 묻다>
-경인일보 목은수·이영지 기자 / 수상 소감 이영지 기자

“저와 목은수 기자 둘 다 일한 지 만 2년 조금 넘긴, 3년차 기자들인데 같이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들을 보면서 어떤 기사가 상 받나 공부하고 같이 분석하면서 부러워하기도 했는데 그런 상을 저희가 직접 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

이번 취재하면서 참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습니다. 몽골 국적을 가졌는데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걸 학교에서 들킬까 무서워하면서도 하고 싶은 게 참 많다고 눈 반짝이면서 얘기하던 친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또 같이 미국 출장을 갔었는데 거기서도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목소리 내면서 버티고 계신 분들을 많이 만나 뵀습니다.

그분들 이야기를 좀 더 잘 전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고, 그래서 더 여운이 깊게 남았던 것 같습니다. 저라면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꿈을 키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은수 기자랑 같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의견이 다를 때는 목소리 높이기도 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동기로서 같이 야심차게 해보자고 시작했는데도 막상 고민들에 부딪히니까 되게 막막하기도 했고 또 ‘둘이서 뭘 하겠다고’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 상으로 그런 고민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답을 받은 것 같아 더 값지게 다가옵니다.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희 기사를 보고 응원해 주신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 모두 감사드리고 이상훈 사회부장, 김태성 정치부장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김태성 부장과 일한 지 이제 2년 정도 됐는데 제가 살가운 성격이 못돼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제대로 드린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기회 있을 때마다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특별히 더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기사 한 판씩 넉넉하게 쓰라고 밀어주신 조영상 편집국장께도 감사 인사 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공적서에 반향이 있었다고 여러 가지를 적어 내긴 했는데 아직도 바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기사를 쓰면서 어려웠던 부분들 중 하나가 ‘이렇게 바뀌어야 될 게 많은데 뭐부터 지적하지’ 이런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하나씩, 더 고민하고 계속 쓰는 기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수상작 보기

제1회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

<대한민국 정신건강리포트–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로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을 수상한 서울신문 장진복·이두걸·김동현·박재홍·조희선·서유미 기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대한민국 정신건강리포트–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서울신문 장진복·이두걸·김동현·박재홍·조희선·서유미 기자 / 수상 소감 이두걸 기자

“마지막으로 2년 전 썼던 기사들이 이렇게 상을 받게 돼 뒤늦게 돌아온 탕자를 맞이하는 기분입니다. 제가 시청팀에 있을 때 팀원들과 함께 했는데 루틴한 업무를 하면서 이걸 하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정신건강 관련 기사 수상으로) 오면서 갑자기 핑크플로이드의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이란 앨범의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아마 어두운 면은 우리 사회에도 있고 제게도 있는 거 같은데 그런 어두운 면을 좀 외면하고 직시하지 않으려는 게 (우리들에게)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기획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리 주변에 그리고 저를 포함해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든 분들, 고통 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있는데 왜 이들 목소리는 한 번도 기사에서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을까, 그리고 여기에 대한 대안을 왜 제시 못했을까란 문제의식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대해 주목하고, 그래서 정신 건강에 왜 우리가 주목해야 되는지, 어떤 사회적인 부분에 주목해야 되는지, 그리고 그게 왜 우리 사회에서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취약한지를 주목하고 대안을 제시한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얼마나 (기자생활이) 남았을지 모르겠지만 남은 동안 그런 차별과 편견에 저항을 하고 맞서 싸우는 데, 또 대안을 제시하는 데 노력할 수 있는 계기로 생각하겠습니다.”

☞수상작 보기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 시급한 엘리트 선수 마음돌봄>로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을 받은 중앙일보 이영근·박종서 기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 시급한 엘리트 선수 마음돌봄>
-중앙일보 이영근·박종서 기자 / 수상 소감 박종서 기자

“취재를 하면서 정신 건강을 잘 지키는 게 감기에 안 걸리는 것보다 어려운 일 같다고 느꼈습니다. 저희가 만난 선수들은 시합에 나가서 작은 실수를 했다가, 또 선배나 코치들의 폭언을 듣고, 갑자기 정신적인 문제를 겪게 됐습니다. 감기는 감기 기운이 있다든가 전조 증상이라도 있는데 정신 건강 문제는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저희가 만난 선수들은 운동 선수로서의 기량에도 문제를 겪게 됐고 빠르게 은퇴를 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는 실패한 선수라라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인터뷰에 응해준 덴 공통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신적 문제를 겪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고 선수 생활을 하며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또 다른 선수들이 같은 이유로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저희 기사를 통해서 운동선수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조금은 더 조명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파리 올림픽을 두 달 정도 앞두고 스포츠에 관심 있는 저를 알아보고 ‘함께 일 하나 해보자’고 제안했던 이영근 선배, 그리고 저희 기사가 출고되기까지 방향을 잡아주시고 지도해 주신 모든 선배들께 감사드립니다.”

☞수상작 보기

<망상, 가족을 삼키다>로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을 받은 세계일보 조희연·김나현·윤준호 기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망상, 가족을 삼키다>
-세계일보 조희연·김나현·윤준호 기자 / 수상 소감 김나현 기자

“정신건강 우수보도상 첫 수상의 영광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첫 시상의 의미가 크다 보니 꼭 받고 싶었는데 이제 받아서 저희의 마지막 회차에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번 더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시리즈 마지막 5회차에서는 저희 이웃으로 살아가는 조현병 질환 당사자 분들의 일상을 추적 관찰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기 싫고, 막상 출근하면 또 뿌듯한 순간도 있고, 일 스트레스를 농구 게임이나 그림으로 풀어 가시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사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차이점은 약 복용을 꾸준히 하신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일과 약 그것들이 그분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는 무기였습니다.

대한민국 인구 100명 중 1명이 이제 중증 정신 질환자일 정도로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인데, 존속 살해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엄마와 아들이 그러한 이름으로 묶이는 것들을 저희가 취재하면서 끊임없이 보았고, 그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몰랐던 내용을 많이 알게 될 만큼 저희가 많이 배웠습니다. 저 같은 분들이 아직 많은 탓인지 아직도 중증 질환 당사자분들과 그 가족 분들이 짊어지는 짐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습니다. 저희 보도가 당사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미력이나마 힘이 됐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기획을 하면서 저희가 중증 정신질환의 가시화와 편견조장 사이에서 문장이나 이런 것들을 선정할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첫 회를 내보낼 때 사실 좀 미진했던 탓에 일러스트 같은 것들까지 세심하게 다루지 못했습니다. 이후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여기 보건복지부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한국기자협회가 마련한 정신건강 보도 권고기준이 있는데 그걸 찾아보며 해답을 얻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정신건강 보도를 하시려는 기자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끝으로 조희연 기자, 윤준호 기자와 함께 셋이서 저희가 정치부와 사회부로 흩어져 있는 동안 짬짬이 시간을 내 취재를 이어왔는데 보도가 무사히 나갈 수 있게 힘을 실어주신 선배들께 감사드립니다.

☞수상작 보기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