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기간 내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MBC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최 위원장은 자신과 관련된 보도를 두고 편향적이라며 보도본부장 퇴장까지 명령해 “언론자유 위협”이라는 MBC 구성원의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 와중 비판 성명을 낸 기자들을 ‘수박’(민주당 내 비이재명계를 가리키는 비하표현), ‘쫄보’라 지칭한 MBC 기자와 최 위원장 간의 메시지 내용이 드러나며 MBC 차원의 진상조사 착수까지 사건이 확대됐다. 여기에 국감 기간 중 국회에서 치른 자녀 결혼식과 피감기관 축의금 논란이 더해지며 정치권에선 과방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나온 상황이다.
20일 MBC 업무보고 중에 일어난 최 위원장의 MBC 보도 편향성 지적과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는 MBC 기자회,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등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여러 언론에서도 사설 등을 통해 심각하게 바라본 사안이었다. 해당 문제에 대해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23일 과방위 국감에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권력의 개입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MBC 구성원 비판 성명과 사과 요구에 “MBC의 친국힘 편파보도가 언론자유인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던 최 위원장은 권 이사장의 유감 표명에 “성찰하겠다”면서도 정당한 문제제기였다는 일관된 주장을 폈다.
이런 가운데 최 위원장과 MBC 특파원인 A 기자가 22~23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며 파장이 이어졌다. 24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A 기자에게 “누군가에게 이르고 성명서 내고 웃기다. 쫄보. 국힘에는 못 대들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A 기자는 이에 “네 여기 수박들 문제”, “보도국장도 그렇고 (…) 다들 상황 전개에 걱정하고 있다. 이번 일 어떤 식으로도 풀어야 하고 무슨 방법이 있을지 의논해 보겠다. 안(형준) 사장은 언론사에 공헌이 큰 분을 직접 거명할 수 없는 입장이고 간단한 사내용 메시지를 내는 걸로 생각 중”이라 답했다.
파장이 일자 MBC는 27일 임원회의를 열고 A 기자를 긴급 소환해 진상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MBC는 29일부터 조사에 들어간다. 앞서 24일 MBC 기자회는 성명을 내어 “A 기자는 부당한 언론 탄압에 맞서는 동료들의 목소리를 상식 없는 행위로 매도했다. 오랜 시간 쌓아온 MBC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며 사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26일엔 최 위원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녀 결혼식에 축의금을 보낸 대기업, 방송사 등 피감기관들 명단과 금액이 적힌 메시지를 보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더해졌다. 최민희 의원실은 이날 “해당 메시지는 최민희 의원이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을 돌려드리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감 기간 중 국회에서 자녀 결혼식을 치른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 속 피감기관에 화환 등을 요청했다는 주장도 제기되며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방문진 국감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방통위 직원 간의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이 같은 주장을 폈는데, 최 위원장은 “허위조작정보”라며 해당 의원실 직원이 누군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관련해 30일 과방위 종합감사에 이진숙 전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공방이 예상된다.
연이은 논란에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과방위원장직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24일 MBC 보도에 개입했다며 최 위원장을 직권남용 및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국민의힘은 검찰에도 청탁금지법 등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28일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금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고, 축의금 목록을 있는 그대로 전부 밝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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