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용산 신사옥 접고 광화문으로? "건물 알아보는 중"

공사기간·자재비 상승에
부지 매각, 건물 매입 쪽으로 가닥

  • 페이스북
  • 트위치
한국일보 홈페이지.

2년 전 ‘용산 시대’를 천명하며 신사옥 착공에 들어갔던 한국일보가 건립을 중단하고 서울 광화문 일원을 후보지로 사옥용 건물을 물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부 행사에서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 등은 부장단을 대상으로 이같이 공지했다. 한국일보는 2023년 11월 서울 용산구 갈월동 신사옥 예정지에서 기공식을 열고 2027년까지 지상 20층, 지하 7층 규모 사옥을 준공한다는 목표로 공사를 진행해왔다. 한국일보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자재비도 올라 짓는 것보다 부지를 팔고 건물을 사서 들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일단 매각이 우선이지만 광화문 쪽으로 건물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남영역 인근에 위치한 부지는 가야라트리호텔, 서조빌딩이 있던 자리로 현재 기존 건물 철거, 부지 정리 등 기초 작업까지 이뤄진 상태다. 애초 인접 시유지도 매입해 사옥 부지에 포함하는 방식을 염두에 뒀으나 협의에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옥 마련은 지난 7~8년 한국일보의 숙원 사업이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해왔다. 1954년 이래 ‘종로 중학동 14번지’를 지켜오던 한국일보는 2000년대 들어 경영악화를 겪었고 결국 2007년 사옥을 매각했다. 이후 한진빌딩 임시사옥을 거쳐 2015년 5월부턴 현 그레이츠숭례(옛 와이즈타워, 코리아타임스 포함 3.5개층)에서 계속 ‘임대살이’를 이어왔다.

2023년 11월17일 서울 용산구 갈월동 사옥 예정지에서 열린 '한국일보그룹 사옥 기공식'을 전한 당시 기사.

2018년 초 한국일보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정안빌딩을 사옥용으로 매입했고 당시 구체적인 이사 시기가 거론되기도 했다. 첫 사옥을 잃고 법정관리를 받는 부침 끝에 다시 사대문 내 진입 가능성이 커지며 내부 기대감이 컸지만 과도한 리모델링 비용, 공간협소 문제 등으로 1~2년 만에 재매각했다. 이후 매입한 게 현 부지였다.

2023년 신사옥 착공 당시 한국일보는 관련 기사를 통해 “2000년대 경영사정 악화로 본보의 역사가 서린 첫 사옥을 잃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고난을 이겨낸 뒤 세워지는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도약의 발판”이라 전한 바 있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