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도 복수를 해야지 안 되겠네.” “나도 한번 다 파볼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2월 부인 김건희씨가 자신의 허위경력 의혹을 취재하던 YTN 기자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한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YTN 민영화 과정의 위법성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특검 역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1년 12월13일 허위경력 기재 논란을 취재하려는 YTN 기자와 김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당시 관련 보도 후 10여일만인 2021년 12월26일 김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사과를 했다.
녹취에 따르면 김씨는 취재 기자에게 “말꼬리 잡고 늘어지지 말라. 내가 이래서 기자들을 못 믿는다. 이 기자는 악의적으로만 쓰려고 노력하는 분”, “내가 공무원인가. 공인인가. 그렇게까지 검증받아야 하는가”, “조금 이력서 돋보이기 위해 낸 거고 이걸 무슨 범죄나 굉장히 부도덕한 걸로 몰면 안 된다” 등이라 말했다. 취재가 계속되던 과정에서 김씨는 “진짜 나도 복수를 해야지 안되겠네”, “기자님은 (잘못한 거 없나) 다 파볼까 한번 나도” 등의 발언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YTN은 유진그룹에 매각되는 변화를 겪었다. 이후 취임한 김백 YTN 사장은 김건희씨 검증 보도 등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기도 했다. YTN 내부와 언론시민사회에선 YTN 대주주였던 공기업들이 지분을 매각하고,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한 과정의 불법성에 대해 지적하고 고발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공개된 녹취는 YTN 민영화가 김씨의 사적 복수심에서 비롯된 방송장악 시도란 요지를 지닌다. 노종면 의원은 “김건희는 복수심을 불태웠고 YTN을 팔아넘기게 공공기관을 압박하고 여당 의원을 동원하고 자본을 줄 세워서 결국 팔아넘겼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당 녹취를 공개했다. 노 의원은 “이때 이미 복수를 다짐했고 권력을 쥐고 실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YTN의 사영화, YTN을 팔아넘긴 본질은 사적인 복수심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노 의원은 “YTN 사영화는 김건희가 아무리 복수심을 불태우고 돈 많은 자본이 침을 흘렸다 해도 방통위가 판을 깔아주지 않았다면 실행할 수 없는 절차”라며 “이것을 바로잡는 과정, 정상화하는 과정에 새롭게 출범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이날 녹취 공개 이후 낸 성명에서 “국감에서 공개된 김건희의 녹취로 YTN 사영화는 김건희 허위 경력 보도에 대한 보복이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공익을 위해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눈과 귀가 돼야 할 보도전문채널을 사적 복수의 대상으로 삼아 망가뜨린 김건희와 윤석열 정권은 반드시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YTN지부는 “이제 특검이 나서서 철저한 수사로 김건희가 벌인 치졸한 복수극의 전말을 파헤치고, 책임자들을 엄벌할 때”라며 “내란세력에 결탁해 YTN을 집어삼킨 유진그룹은 윤석열과 김건희를 상대로 어떤 로비를 벌였는지, 방통위는 내란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부역해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내란정권에 의해 천박한 자본에 빼앗긴 YTN의 공적 소유구조를 즉시 복원하고 독립적인 지배구조 마련을 위한 작업에 나서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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