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측(센터측) 집행위원이 구성원 30여명의 1~9월 월별 출판 기사 수를 자신의 SNS에 게재해 내부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올해 박중석 대표 취임 후 ‘최승호 PD 퇴사 강요’ 사태를 통해 가시화됐던 노사 갈등이 이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모양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스타파지부는 2일 “성과평가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언론사 조직 뉴스타파에서 경영진이 개인별 출판 기사 수 자료를 SNS를 통해 거리낌없이 공중에 게시했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1일 센터측 집행위원이 취재기자 실명과 함께 올해 9월까지 월간 기사 수를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 행위가 “언론 노동자의 성과를 아무 객관적 근거도 없이 자의적으로 평가해 대중적으로 망신을 줌으로써 구성원들을 경영진 뜻대로 줄세워 관리하겠다는 참담하고 위험천만한 노동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취지다.
성명에 따르면 경영진은 성과평가제 도입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고 노조는 센터안이 제시되면 본격 논의를 해보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가운데 갑작스레 사측에서 “자의적인 개별 평가 지표를 떠벌이는” 행보가 나왔다는 인식이다. 특히 2월 박중석 대표 취임 후 불거진 ‘최승호 PD 퇴사 강요’ 사태 당시 가시화된 긴장 구도가 해소되지 못하다 재점화한 측면이 크다. 지부는 “경영진은 오로지 자신들의 상상과 억측에만 근거해 최승호 PD를 ‘저성과자’로 부당하게 몰아세우는 내용의 ‘센터 입장문’을 버젓이 공표했던 바 있다”며 사측의 ‘대결적 노동인식’, ‘조합원 갈등 조장’ 사례를 성명에서 언급했다.
이후 해당 집행위원이 4일 단체 메신저방에 사과문을 올리고 SNS 게시글에 담긴 이름을 비실명 처리한 게 현재다. 최윤원 집행위원은 13일 “이번 3분기뿐 아니라 1·2분기에도 글을 올렸고, 저는 평가가 아니라 기자들이 고생했다고 올린 거였다. 해당 글에 ‘불편하다’고 한 분들껜 일일이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임단협 위원이고 집행위원이지만 개인 SNS이고 생각을 올린 건데 저로선 부당하게 느껴진다. 개인 글에 경영진 대표가 해명하란 것도 의문”이라고 했다.
노사는 4월 시작한 임단협 교섭에서도 교착 상태다.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중간평가제 도입’ 등을 쟁점으로 6개월째 공전하고 있다. 김성수 언론노조 뉴스타파지부장은 13일 “뉴스타파는 사회적 자산인 만큼 규정이나 정관, 의사결정 구조가 대표 한 사람 의중으로 되지 않는 구조인데 신임 대표가 이를 재량권이란 말로 형해화하는 게 근본 이유라 본다”며 “특히 취재기자 다수가 신뢰를 못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기관장 등을 비판하는 게 우리 일인데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어지는 교섭에서 결렬이 선언되면 단체행동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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