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3학회 유진이엔티 후원 세미나 추진에 YTN 구성원 반발
"불법 민영화, 내란 결탁 자본을 YTN 주인으로 공인하나"
방송학회·언론학회 등 거론…언론정보학회는 세미나 취소
국내 주요 언론학회들이 가을 정기학술대회에서 유진이엔티로부터 후원받은 세미나 개최를 예고하자 YTN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기 강압적, 졸속 민영화 의혹이 제기되며 관련 수사,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고, 내부에선 '유진그룹 퇴출'을 요구하며 파업 등을 벌여온 상황에서 학계가 “내란 결탁 자본 유진이엔티를 YTN의 새 주인으로 공인”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등의 비판 이후 한국언론정보학회는 유진그룹 측 후원 세션을 취소했다.
YTN지부는 9월30일 낸 성명에서 “언론학자들도 내란 세력에 동조해 YTN을 자본에 팔아먹으려 하는가”라며 최근 국내 주요 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잇따라 유진이엔티 후원 세션이 개설된 데 목소리를 높였다. 9월29일 공지에서 한국방송학회가 11월8일 예정된 정기학술대회에서 유진이엔티 후원으로 ‘민영방송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역할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방향’을 주제로 특별세션을 연다고 알리고, 앞서 9월26일엔 한국언론정보학회가 11월29일 열리는 정기학술대회에서 ‘방송저널리즘의 역할 재구성: 사회적 제도와 공공 인프라로서의 언론’을 주제로 유진이엔티 후원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공고한 뒤 나온 성명이다.
YTN지부는 “후원사와 세션 주제 모두 두 눈을 의심할 만큼 충격적이고 분노가 치민다. 유진이엔티는 강압적 지분 매각과 졸속 심사로 YTN 최대주주 자리를 꿰찬 내란 결탁 자본”이라며 “후원금 받는 대가로 그럴 듯한 제목을 내걸고 실제로는 내란 결탁 자본 유진이엔티를 YTN의 새 주인으로 공인해주겠다는 뜻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YTN 구성원들은 유진그룹이 YTN 최대주주가 된 절차, 아울러 최대주주가 된 뒤 행보를 지속 비판해왔다. “YTN을 장악한 뒤 기계적 중립을 핑계로 내란 세력 따옴표 받아쓰기 보도를 일삼고, 각종 음모론과 폭력을 선동하는 세력에게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해 사회를 극심한 혼란과 갈등으로 몰아넣었다”는 성명 내용은 대표적이다. “보도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제도들은 모조리 폐기하고, 오직 돈벌이를 위한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 대규모 징계 등을 감행해 YTN의 보도전문채널 기능을 황폐화시켰다”는 지적도 같은 궤에 놓인다.
현재 쟁의 130일째를 넘긴 YTN지부는 “유진이엔티에 맞서 언론인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다섯 달째 생존권을 걸고 파업 등 쟁의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윤석열 정권의 불법적인 YTN 지분 매각 과정을 수사하고 있고, 법원에서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무효화를 위한 법적 다툼도 진행 중”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YTN을 유진이엔티 소유의 민영방송으로 규정하고, 규제 개선 따위를 논하는 토론회를 열겠다고 한다”며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이날 성명에선 한국언론학회가 지난 5월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유진이엔티 후원을 받아 ‘OTT 미디어 시대, 실시간 방송 서비스의 전략과 방향’ 특별 세션을 연 것도 언급되며 “언론의 본연적 역할이나 방송의 자유와 독립 따위는 이제 언론학자들에겐 관심도 없고 내 알 바도 아니라는 선언과 같다”는 비판이 담기기도 했다.
성명에 적시된 소위 언론 3학회 중 언론정보학회는 비판 성명 이후 유진이엔티 후원 세미나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언론정보학회는 1일 공지에서 “YTN 민영화 과정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정보학회가 유진이엔티 후원의 세션을 구성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학계 내외부의 우려가 제기됐다”며 “학술대회 조직위원장과 학회 총무단은 9월30일 임시회의를 진행하고, 학회원들의 우려를 겸허히 수용하여 세미나 계획을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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