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로리~’ 첫 세 음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바흐의 그 유명한 ‘토카타와 푸가 D단조’ 오르간 연주곡이 울려 퍼진다. 어수선하던 객석이 일순간에 고요해지고, 파이프오르간 연주의 장엄함만이 공연장 안을 가득 채운다.
9월27일, 부산기자협회(회장 박찬민)가 회원들을 위해 준비한 행사의 주제는 클래식이었다. 6월 부산 최초의 클래식 공연장으로 개관한 부산콘서트홀에서 부산기협 소속 회원과 가족 350여명이 모여 ‘헬로 오페라 마에스트로’ 공연<사진>을 단체 관람했다. ‘헬로 오페라’는 클래식 저변 확대와 미래 관객 개발을 위해 부산시가 직접 기획·제작한 교육용 오페라 시리즈로,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 소리를 재미있게 체험하고 ‘밤의 여왕의 아리아’, ‘여자의 마음’ 같이 다채로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국내 단 네 대뿐이고, ‘비수도권 지역에서 유일한’ 파이프오르간의 웅장한 소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클래식의 ‘벽’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시종 유쾌했던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부산협회 회원과 그 가족들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협회에서 준비한 ‘간식 꾸러미’까지 받아 든 아이들의 표정도 환했다. 김선호 연합뉴스 기자와 이현정 부산일보 기자 부부의 자녀인 김나현(15) 양은 “클래식, 오페라 하면 거리감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일반인이나 어린이도 친근하고 쉽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박찬민 협회장은 “오페라 공연을 다 같이 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부산에 이런 공간이 생긴 걸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면서 “지금 건립 중인 북항 쪽의 오페라하우스까지 개관하면 부산 공연 문화의 저변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시민만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도 다 같이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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