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블룸버그와 협업... 증권사 앱에 '미장' 콘텐츠 공급
국내 미국주식 투자자 위한 '글로벌 머니 클럽' 론칭
'블룸버그' 글로벌 보도에 '중앙' 로컬 인사이트 접목
증권사 MTS앱 공급… 단계적 B2C 전환, 유료 서비스 확장
중앙일보가 세계 최대 경제 미디어그룹 블룸버그와 협업해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금융 정보 플랫폼 ‘글로벌 머니 클럽’(Global Money Club, GMC)을 론칭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에서 우선 선보이는 서비스는 ‘경제 프리미엄 콘텐츠’를 표방하고 ‘국내 언론이 해외 유수 매체 및 증권사와 협업’을 한 지점에서, 아울러 국내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장 적극 실행해온 언론의 ‘또 다른 유료화 방법론’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중앙일보와 블룸버그는 23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양사가 전략적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 금융 콘텐츠 서비스 ‘글로벌 머니 클럽’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독점 글로벌 보도·데이터에 중앙일보 기자들의 심층 해설·투자자 중심 분석·국내 시장과 연관성 설명 등 로컬 인사이트를 더해 투자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서비스 타깃은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하며 언론보도 등에서 약 700만명으로 거론돼 온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다. 국내 언론에서 ‘경제’ 콘텐츠는 독자·이용자의 지불의사가 확인된 콘텐츠 분야로 최근 주목받아 왔는데 중앙일보는 상당한 시장 규모이면서 동시에 ‘고관여층’인 이들을 겨냥했다. 중앙일보는 24일 기사에서 “투자 관련 유튜브 채널과 개인 전문가들이 난립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정보가 쏟아지지만, 정작 믿을만한 해설은 드물다는 지적이 많다”고 출범 배경을 밝혔다.
특히 서비스는 제휴를 통해 중아일보 자체 플랫폼이 아니라 국내 주요 증권사 MTS 앱에 탑재하는 것으로 첫발을 뗐다.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연말까지 5~6개 증권사 MTS 앱에서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김영훈 중앙일보 모바일서비스총괄은 17일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일반 소비자들한테 바로 B2C로 하지 않고 증권사 안에 들어가 MTS에 넣은 건 진짜 전장에 들어가서 한번 싸워볼까 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선영 중앙일보 프로젝트B팀 팀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우리가 잘 만들어놨으니 여기 와서 보세요’가 아니라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우리가 직접 갖다 줘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었다”며 “예전 증권사라면 거래를 많이 하면 됐고 콘텐츠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데 최근 주식 열풍이 불며 젊은 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됐다. 증권사로서도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선택을 받으려면 괜찮은 콘텐츠가 있어야 했다. 서로 니즈가 맞았던 측면”이라고 부연했다.
블룸버그와 독점 계약을 맺고 진행한 협업도 유사한 배경이 있었다. 중앙일보가 미국 주식시장 관련 고급 정보나 콘텐츠를 다루는 경제 매체가 필요했다면 그간 블룸버그 터미널을 통해 B2B 데이터를 세계 금융권에 판매해 온 외신은 한국의 B2C 시장에도 큰 관심을 가져왔지만 한국 시장 경험이 부족한 터였다. 다만 양측의 계약은 1년~1년 6개월 가량 조율 끝에 최근에야 성사됐다.
기존 중앙일보의 뉴욕타임스, 포브스 등 매체와 파트너십이 전재 계약 등 수준이었던 만큼 이번 협업은 더 깊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최근 글로벌 컨퍼런스 기간엔 블룸버그 관계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더 노릴만한 시장이 어디인지, 다음 스텝으론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해 논의하며 협업은 진행형이다.
현재 증권사 MTS 앱에선 블룸버그 뉴스 한국어 독점 인터뷰, 글로벌 보도, 영상에 중앙일보 기자들의 투자자 관점 해설을 더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나아가 투자 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분석과 인사이트를 주는 GMC 리포트, GMC 키워드, GMC 구루도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급되고 있다.
하 팀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C레벨(CEO, CFO, COO 등 의사결정권자) 인터뷰가 한국 기자들에겐 쉽지 않고 기회 자체가 적은데 블룸버그는 CEO 인터뷰를 늘상 하는 곳이라 그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 한국에서 ‘미장(미국 주식시장)’ 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정보를 다 주자’가 아닌 만큼 팀에선 이 중 좋아할만한 걸 선별하는 걸 특히 신경쓰고 있다. 영문기사를 번역하고 해설을 붙이고 재가공을 하는 등 빠르고 이해하기 쉽게 전하기 위한 공정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식 시장이 한국 기준으론 밤부터 새벽까지 열리는데 돈을 넣어둔 (한국)분들이 간밤에 주식이 어떻게 됐는지 아침에 곧장 확인할 때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저희는 한국 시간으론 이른 새벽이나 오전에 가장 활발하게 콘텐츠를 내고 있다”며 “시간대는 실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서비스 출범은 중앙일보로선 ‘유료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유료화를 실행해 온 중앙일보는 3년 전 ‘더중앙플러스’(더중플)를 오픈해 유료 구독자 확대에 힘써왔다. 올초 2025년 연말까지 누적 구독자 수 목표를 20만명으로 잡기도 했다. 대형 종합일간지로서 메인 유료화 플랫폼인 더중플과 별개로 중앙일보는 커리어 개발과 관련한 콘텐츠와 세미나·강연, 즉 특정 타깃과 영역을 겨냥한 온·오프라인 유료 서비스 ‘폴인’도 운영해왔다.
현재 글로벌 머니 클럽의 수익모델은 증권사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대가를 받는 B2B 계약에 기반한다. 추후 단계를 거쳐 2026년엔 ‘더중플’과도 별도의 플랫폼을 구축해 B2C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중앙일보는 더중플을 중심으로 놓되 타깃을 좁힌 유료 서비스를 복수 확보해 운영하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된다. 하반기 숙원 사업이라 할 만큼 내부 관심도 높은 상태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는 23일 보도자료에서 “글로벌 머니 클럽은 블룸버그의 탁월한 글로벌 저널리즘을 한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중앙일보가 현지 맥락을 더해 성공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라며 “블룸버그와 중앙일보의 강점이 결합할 때 한국 투자자들은 의사결정을 이끄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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