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420회(2025년 8월)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박종현 기자협회장은 수상작들이 “우리 사회 권력 기관들, 어려운 것들, 억울한 것들을 하나씩 다 이렇게 살펴본 매우 탁월한 작품”이라며 “감사하고 고맙다”고 축하를 건넸다.
박 회장은 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에 대해 언급하며 “본격적인 국회 논의가 11월로 잠정 연기됐다”면서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현업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을 국회와 대통령실이 조금씩은 응답하고 있다. 권력자에 대한 비판, 정치권력과 기업에 대해서는 언론 중재법에서 일반 시민과는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8월 이달의 기자상은 10개 부문에 87편이 출품됐고, 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아래는 수상 소감이다.
취재보도1부문
<검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파문>
-KBS 김청윤·최유경 기자/ 수상 소감 김청윤 기자
“제가 세계일보에서 ‘건진법사 윤석열 캠프 고문 활동’으로 처음 건진법사 존재를 세상에 알린 게 3년 전인데, 또 건진법사 이름이 들어간 기자상을 받게 돼서 건진법사랑 무슨 인연인지, 악연인지,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고요. 이 관봉권 띠지 분실을 제가 처음 들었을 때 사실 너무 놀랐어요. 저희가 상식적으로 검찰의 수사 능력은 인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기초적인 실수가 있었을까… 또 기초적인 실수가 있었는데도 사건이 은폐돼 있었어요. 지난해 12월에 이미 분실이 됐는데 제가 취재한 8월까지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특검에도 제대로 인계가 되지 않아서 특검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서… 제가 쓰지 않으면 계속 은폐됐을 수 있었던 사건이라서 용기를 내서 취재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시정할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첫 번째 1월에는 담당 검사가 이 사실을 알고도 보고하지 않고 넘겼고요. 그리고 4월에 남부지검장을 비롯한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이 모두 사건을 알았음에도 감찰을 하지 않고 ‘사건을 막자’ 해가지고, 두 번의 이제 시정할 기회를 검찰이 모두 스스로 놓침으로서 비화가 됐던 거고요. 정치권으로 연결이 돼 우려스러운 점이 많은데 특히 청문회를 두 차례 거치면서 수사관들도 나오고 있어서, 말단 수사관만 책임을 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사 나가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저희 신지혜 여당 반장이 정말 고생 많이 해주시고 또 추진해 주셔서 기사가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영광을 돌리도록 하겠고요. 그리고 같이 취재한 최유경 기자, 오늘 오신 저희 여당 부반장 오대성 선배도 감사합니다. 오늘 저희 아내랑 딸이 왔는데요. 딸 이름이 처음이에요. 저희를 처음 부모로 만들어서, 첫째라는 그런 이름으로 지었는데 이렇게 항상 기사가 나가면 응원해 주고 또 제 기사를 이제 처음 보는 이제 독자가 되어 피드백도 해줘서 좋은 기사가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 고맙다는 말 다시 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코스피 5000' 외치는 정부…법사위원장 이춘석은 차명으로 억대 주식 거래>
-더팩트 남윤호 기자
“우선 함께 수상하신 여러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일정을 취소하면서 참석해주신 정재웅 편집국장님 감사드립니다. 함께 산전수전 겪으며 일해온 사진영상기획부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연초부터 힘든 투병 잘 마쳐준 머니투데이방송 김아름 기자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기자가 돼야겠다 마음 먹었을 때 보도사진도 함께 잘 하는 기자가 돼야겠다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걸음이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다짐 잊지 않고 사진 취재를 기반으로 한 파급력 있는 보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제보도부문
<韓 원전 수출 50년 족쇄>
-서울경제신문 조윤진·주재현 기자/ 수상 소감 조윤진 기자
“일단 함께 받으신 모든 분들 축하드리고, 제가 공적서를 작성하면서 다른 보도의 공적서를 모두 봤는데 너무나 훌륭해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기획 보도에는 저희 기사에 많은 관계자들이 등장하는데요. 기자가 독자 신뢰도를 높이려면 마땅히 지향해야 할 바가 출처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일이라고 배웠지만, 이번 보도에서만큼은 취재원과 취재처를 보호할 의무가 더 컸습니다. 보도에 등장하는 익명의 관계자들께 이 영광을 바치고요. 이번 보도를 할 수 있었던 계기는 이제 원전 산업을 같이 살리자는 마음으로 깊은 고민을 함께해 주고 또 용기 내준 많은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취재에 나선 뒤 보도하기까지 반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는데요.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묵묵히 기다려주고 취재에 도움을 주신 서일범 경제부장, 이철균 편집국장께 감사합니다. 원전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해 주신 주재현 선배에게 공을 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죽어가면서도 “충성” 외친 20살 김도현 일병>
-JTBC 이윤석 기자/ 대리 수상 및 수상 소감 박창규 기자
“저희 아버지가 아마 70년대에 군대에 가셨는데 그때도 군인들이 죽었거든요. 제가 90년대에 군대를 갔는데 그때도 많이 죽었습니다. 근데 2025년에도 사람이 죽더라고요. 국방 개혁을 얘기하고 첨단 군대를 얘기하며 엄청난 돈을 쓰는데 안 죽어도 될 아이들이 아직 죽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 기사는 꼭 써야 하고, 반응이 없더라도 끝까지 추적해서 적어도 올바른 사과라도 받고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이윤석 기자가 열심히 취재를 했습니다. 상까지 주신 걸 격려의 의미로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구치소 ‘독방 거래’>
-SBS 신정은·김보미·최승훈·김진우·김태원 기자/ 수상 소감 신정은 기자
“사건팀마다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올해는 유독 정말 사건·사고가 많았습니다. 1월부터 정말 큰 대형 사건 사고가 많았는데, 그 틈바구니에서 저희가 9편 단독 보도를 이어갔는데요. 사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건 저희가 ‘서울 구치소 독방 거래’라는 영화 같은 얘기를 시작하면서 ‘대체 누가 죄 짓고 들어가서까지 독방을 쓰냐’가 궁금했는데, 김보미 기자가 2월에 단독 취재했던 감금 사건이랑 연결이 돼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세계관이 통합되면서 저희 기사가 커졌거든요. 그때 느꼈던 그 희열을 저희는 잊지 못하고 있고요.
생각해 보면 취재 전략도 짜고, 역할도 분담하고, 때로는 술자리에서 얘기를 두루두루 할 수 있는 ‘웃픈’ 에피소드도 만들고… 그런 경험을 쌓는 것 자체가 저희한테는 되게 의미가 컸던 것 같습니다. 취재는 현재 진행 중이고요. 사실 저희가 단언할 수 있는 게 정말 훨훨 날면서 취재를 했거든요, 나비처럼.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근데 이제 그때마다 이성훈 캡이랑 정윤식 바이스가 말뚝처럼 방향도 잘 잡아주고, 속도 조절도 해주고, 많은 조언을 주면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같이 이름은 올리지는 못했지만 김태훈 그리고 양현철 영상취재팀 그리고 김종태, 최혜란, 이성윤 영상편집팀도 사실 같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제작을 했어요. 그래서 정말 고맙고, 또 앞으로도 계속 기사를 쓸 거라서 잘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좋은 상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상금으로 맛있는 거 저희 나눠 먹고 행복한 한가위 연휴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지역 정치인과 손현보 세계로교회의 유착 의혹>
-KNN 하영광·황보람·김상진·전재현 기자/ 수상 소감 하영광 기자
“제가 만 2년이 됐는데 처음 기자 일을 배울 때 선배님들께서 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막상 수상 연락을 받으니까 하루 종일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아서 표정 관리하느라 힘들었는데요. 올해 미인가 교육 시설에 대한 연속 보도를 이어가던 중에 손현보 목사님의 세계로 교회가 대안학교 설립을 준비한다는 것을 알게 돼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손현보 목사님은 당시에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면서 엄청난 인파를 이끌고 전국적 인지도를 쌓고 있었는데요. 지역에서 워낙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 보니까 세계로 교회 교육 시설의 개교식에는 지역 정치인이 그야말로 총출동했을 정도였습니다. 관련 취재를 이어가면서 세계로 교회를 둘러싼 수많은 연결고리와 특혜 정황을 발견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 측에서는 KNN과 저를 특정해서 ‘한 정당의 앞잡이’라면서 색깔 공세를 펼치기도 했는데요. 이번 수상은 ‘외부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한다’는 KNN의 기자 정신을 높게 서주신 것 같아 더 뿌듯합니다.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함께 싸워주신 김성기 보도국장님과 보도국 식구들, 그리고 KNN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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