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세대 글로벌리스트이자 언론사 사주로 30여년을 살아온 저자가 삶의 여정을 돌아본 에세이집이다. 한국사회 격변기를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재무부·청와대 근무,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 주미대사 등을 거치며 통과한 그는 그 과정의 크고 작은 경험을 구체적으로 전한다. 매형인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과 일화, 리콴유 당시 싱가포르 총리를 만난 스토리가 대표적이다. 중앙일보·JTBC의 사장, 회장 역임 중 개혁에 대한 술회도 담겼다. 일례로 당시 중산층 의식 변화, 선진국 유력 정론지의 경향을 고려해 정통 보수의 중앙일보에 진보필진을 초빙, 논조를 리버럴로 옮겨 경쟁지에 대응했고, “JTBC 개국 때는 반대로” 하며 손석희 전 사장을 영입했다는 내용이 있다. 크게 ‘성장’, ‘품격’, ‘영성’으로 구성된 책은 개인적인 글이지만 한국 현대사를 특수한 위치에서 겪은 고유한 경험과 통찰의 공유 차원만으로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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