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서민 울리는 민생범죄

[제419회 이달의 기자상] 이수정 뉴시스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수정 뉴시스 기자.

불법사금융,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마약. 낯설거나 새로운 범죄는 아니지만 오래도록 곁에서 사라지지 않는 범죄들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시작은 일선의 경찰들을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범죄 형태의 변화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오늘날 사채업자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고, 단 두 대의 컴퓨터로 수백명의 피해자를 양산합니다. 직접 노출되는 위험은 낮추면서 피해자들의 삶을 가장 깊숙이 파고드는 형태로 변화한 것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범죄의 흐름을 쫓지 못하면 결국 피해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흐름을 쫓으려면 제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러나 허점은 여전합니다. SNS에 피해자의 신상이 고스란히 게시돼있지만 해외 기업이라는 이유로 작성자 추적이 어렵고, 끊임없이 개통되는 대포폰은 수사에 난항을 줍니다. 결국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경찰과 피해자들이 원하는 변화를 묻고 또 물었습니다.


피해자를 향한 사회적 공감대도 더해져야 합니다. 누군가는 ‘아직도 그런 범죄를 당하느냐’고 비난의 시선을 보냅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저신용자였고, 범죄는 이 간절함을 악용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꼭 경찰에 신고해달라”는 당부에도 그들이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여전히 사회의 시선이 날 서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월부터 시작된 이 과정이 피해자들을 세상 밖에 나설 수 있게 하는 변화의 작은 시작점이 됐으면 합니다. 목소리 내 준 일선 경찰들과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함께해준 선후배 동료기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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