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이곳은 기록의 한 장면이다. 뉴스 속 반복되는 장면이 되기 전의 찰나. 나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셔터 소리와 낮게 깔린 웅성거림이 공기를 흔들었다. 그리고 건너편 건물 유리창 너머, 수많은 눈이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선 건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김건희 여사는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날의 풍경은 그 말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수많은 카메라와 시선이 그녀를 향해 일제히 고정되어 있었고, 그 시선은 건물과 거리를 넘어 도시 전체로 번졌다.
그동안 나는 착각해 왔다. 오직 우리만이 이 현장을 오롯이 기록하는 유일한 관찰자라고. 하지만 곧 알았다. 눈은 어디에나 있었다. 건물 너머 창가의 사람들에게도, 손에 쥔 수백 개의 스마트폰 화면에도. 사건의 한가운데 서 있었지만, 결국 나는 그 많은 관찰자 중 한 사람이었다.
뉴스는 그렇게 기록됐다. 말과 시선, 공기와 그림자가 하나의 프레임에 겹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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