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용마 MBC 기자의 6주기를 앞두고 이용마 기자의 아들 현재씨가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현재씨는 편지에서 “방송3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며 “아버지의 헌신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고 썼다. 편지를 부탁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올곧은 기자이자 열정적인 조합원, 현재와 경재의 자랑스러운 아버지 고 이용마를 올해 더 깊은 간절함으로 추모한다”며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떠난 뒤 매년 더 새롭게 알게 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14일 문화방송 노보 285호를 내고 이용마 기자의 아들 현재씨의 편지를 1면<사진>에 실었다. 현재씨는 편지에서 “아버지가 떠난 뒤, 저희 가족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그 중 하나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였다. 문재인 이후 당선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새벽에 돌연 ‘반국가세력’을 척결한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와 국민들의 빠른 대응으로 이는 무마됐다”고 적었다.
이어 “또 다른 (변화) 한 가지는 아버지께서 평생 바라고, 싸워 오셨던 언론의 변화였다”며 “방송3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로써 기존에 정치권이 언론사에 끼치던 영향력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대한민국 언론계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버지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며 “그래도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아버지의 헌신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현재씨는 방송3법 통과를 통해 “언론이 적극적인 태도로 진실을 밝히고, 사회 통합을 위해 힘써”주길 부탁했다. 그는 “아버지가 공영방송 및 언론을 지키기 위해 싸워 오신 노력들이 지금의 언론계를 받치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아버지의 투쟁은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계속될 것이다. 아버지, 지금까지 힘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용마 기자는 2019년 8월21일 향년 5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으로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가 그해 3월 회사 질서 문란을 이유로 해고됐다. 해직 기간 복막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면서도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를 펴내는 등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애써왔다. 특히 생전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노보에서 “‘공정방송 사수’ 170일 파업으로 부당해고 됐지만 암 투병 중에도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멈추지 않았던 그가 생전에 남긴 외침은 여전히 뜨겁게 살아있다”며 “진실 보도와 권력 감시, 사회적 약자 배려가 공영방송 본연의 책무라고 믿었던 이용마 조합원의 6주기를 앞두고, 방송3법 개정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오는 21일 이용마 기자의 6주기를 앞두고 11일부터 서울 마포구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추모 사진전과 추모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전국 MBC 지부에서도 추모 현수막을 게시해 이용마 기자를 기리고 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