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현장, 역사 속 장면… '기자협회와 나' 사진 공모전

최우수상 등 34편 수상

한국기자협회 창립 61주년 기념식 행사장엔 ‘기자협회와 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진들이 전시됐다. 각각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는 참석자들도 많았다. /김한내 수습기자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61주년을 맞아 진행한 ‘한국기자협회와 나’ 사진 공모전에서 총 34편의 사진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2일 기자협회는 창립 61주년 기념식과 함께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해 수상자들에게 상장과 상금을 전달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동수 경상일보 기자의 ‘반달곰과 댄스를’.

최우수상에는 김동수 경상일보 기자의 ‘반달곰과 댄스를’이 선정됐다. 사진엔 2021년 5월 김동수 기자가 현장에서 갑자기 마주친 반달곰에 놀란 모습을 순간 포착한 장면이 담겼다. 당시 울산 울주군 한 농장에서 불법 사육되고 있던 반달곰이 탈출해 김 기자는 이를 취재하던 중이었다. 타사 통신사 후배 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여러 신문에 실릴 정도로 당시 화제를 모았다.


김 기자는 “곰이 민가까지 내려왔단 소식에 여러 취재진과 함께 현장을 찾았는데 마침 발견했고, 곰을 찍으려고 다가갔다. 순간 곰이 탁 돌며 저를 향해 오더라. ‘곰이 내 보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던 사이 곰이 발을 들어 깜짝 놀라는 모습을 후배가 찍었다”며 “그때는 곰이 귀엽게만 보였는데 포획한 뒤 보니 손(?)이 그야말로 흉기였다. 치명상을 입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30년차 사진 기자, 그동안 각종 사건사고 현장 사진으로 많은 상을 받았지만,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그래서 더 감회가 새롭다”고 김 기자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자가 취재 현장에 있는 모습도 공모전 주제에 포함된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 사진을 바로 떠올렸다. 당시 사진을 찍은 후배 기자에게 ‘혹시나 상 받아도 저작권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얘기하며 출품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우수상엔 총 7편이 선정됐다. 캄보디아 범죄 현장을 찾은 취재진의 비장한 모습을 담은 김경민 KBS 기자의 ‘캄보디아 스캠 컴파운드’, 동료들이 기자협회 축구대회에서 뛰는 순간을 기록한 민웅기 일요신문 기자의 ‘원클럽맨과 저니맨’, 강원 인제군 소양호 상류에 발생한 녹조가 수면을 뒤덮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서영 강원도민일보 기자의 ‘청정지역에 발생한 녹조 현상’ 등이 우수상을 받았다.


또 제주도의 멋진 풍경을 담은 손세호 제주MBC 기자의 ‘함께 비상하는 나와 한국기자협회’, 윤석열 전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현장을 찍기 위해 일주일 넘게 밤을 새며 취재하던 동료들의 모습을 담은 신영철 뉴스타파 기자의 ‘카메라 ON, 이불 OFF’, 김건희 특검 사무실 앞에서 무더위에도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을 찍은 이새롬 더팩트 기자의 ‘파릇파릇한 막내 사진기자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날 시민들의 모습을 기록한 최주연 한국일보 기자의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 날’ 등도 우수상에 선정됐다.


장려상은 강지혜 투데이신문, 김영준 KBS춘천, 김정호 강원도민일보, 김희주 뉴스타파, 류영상 매경AX, 문영광 뉴스1, 문예성 뉴시스, 박세환 국민일보, 박헌우 더팩트, 방도겸 강원도민일보, 서지은 MTN,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심민규 연합뉴스, 양재희 광주일보, 연현철 뉴시스충북, 이안기 MTN, 임현우 농민신문, 정아름 아시아투데이, 정준희 KBS,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천동환 신아일보, 최두환 기호일보, 최은성 경인일보, 홍국기 연합뉴스 기자(총 24명)가 수상했다.


한편 캐논코리아, 니콘이미징코리아가 각각 후원한 특별상에는 김주영 머니투데이 기자의 ‘작업(취재) 현장에서 안전모는 생명모입니다’, 이승철 KBS 기자의 ‘우리도 사람이다’가 선정됐다.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12일 우수상을 수상한 최주연 한국일보 기자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한국일보 출신인 남 이사장은 최 기자의 ‘직속 선배’다. /김한내 수습기자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호균 더팩트 기자는 “기자들이 함께 현장에서 살 부딪히며 일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보며 ‘동료가 어떻게 일하는지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구나’ 싶었다. 좋은 사진들이 많아 고민도 컸다”며 “기자협회 회원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고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얼마나 생동감 있게 표현했는지를 많이 봤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보도된 기사, 사진, 영상의 뒤편에서 때로는 긴박하고 긴장되는 현장을 견디며 묵묵히 일하는 우리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출품된 사진들을 보며 서로 공감하고 응원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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