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나!" 한 눈에 알아본 그 고양이, 총총 다가왔다

[인터뷰] 카메라 담았던 '꽁냥이' 4년 만에 입양… 이동학 MB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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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상반기 ‘꽁냥이 챌린지’가 인기였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로 시작하는 2021년 12월27일자 MBN 방송 리포트가 뒤늦게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되며 연예인 챌린지가 이어졌다. 한강 위 길고양이는 ‘꽁냥이’로 관심을 받았다.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던 이동학 MBN 영상기자가 꽁냥이 입양 소식을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전하며 최근 다시 화제가 됐다. 11일 오전 유튜브 쇼츠 영상 조회 수는 706만회를 넘었다.

이동학 MBN 영상기자에게 입양된 고양이 ‘꽁꽁이’의 최근 모습. /이동학 제공

8일 통화에서 집고양이 ‘꽁꽁이’의 집사가 된 이 기자에게 입양 후 7개월만에 영상을 올린 배경과 근황을 물었다. “아직 적응도 못했는데 올리기 미안했다. 얘도 나도 즐거워야지. 일단 ‘개냥이’는 아니다. 제가 앉아있으면 잘 돌아다니지만 서면 무서워한다. 쓰다듬으며 츄르를 먹일 정도론 친해졌다. ‘궁디팡팡’을 좋아한다.”


2018년부터 MBN에서 일해온, 1990년생 영상기자는 촬영 후 3년이 지난 작년 12월, 최근까지 꽁냥이를 봤다는 커뮤니티 댓글, 사진을 보게 됐다. “길고양이 수명이 길지 않은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뚝섬한강공원에 가봤다. “5분을 서성였는데 한눈에 ‘쟤다’ 싶은 고양이가 총총총총 다가왔다.” 2주일간 퇴근 후 고양이 아지트인 공원 벤치에 매일 갔다. 집인 서초와 뚝섬을 오가며 밥을 챙겼는데 갈 때마다 있어서 신기했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던 그는 틈틈이 공부를 하며 올 1월 둘째 주 포획틀을 놨다. “주로 밤에 봤는데 추운데 두기 그랬다. 저도 매번 보러 오기 추워서 데려가야겠다 했다.” 토요일 밤 설치를 하고 ‘뻗치기’를 했지만 안 잡혔다. 집에서 쪽잠을 자고 일요일 오전 다시 갔다. 반쯤 포기 상태였는데 갑자기 꽁냥이가 “걸어 들어가며 철컹 소리가 났다. ‘아, 데려 가야되는구나’ 했다.”

윤범기 전국언론노조 MBN지부장(왼쪽)이 노조 집행부가 모금한 동물병원비 후원금을 이 기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MBN지부 제공

적응을 힘겨워 했는데 한 달쯤 지나자 집을 돌아다녔다. “아직도 경계는 하지만 캣닙(개박하)도 잘 갖고 놀고 캣타워도 잘 오르내린다.” SNS에선 체중이 늘었다는 의혹(?)도 나왔지만 “자세 때문이지 무게는 똑같다”고 그는 전했다. “스케일링도 했고, 복막염 검사수치가 안 좋아서 병원도 오가는데 나아지고 있다. 친해질 만하면 병원에 가서 난감하다.” 취재로 나이(6살)도 알아냈다. “나이에 따라 사료도 다르고 해서 인스타그램이랑 블로그를 뒤져보니 2019년 아기 때 모습이 나왔다. TNR(중성화 수술)을 하면 전산등록이 되는데 2021년에 ‘암컷’, ‘3살 추정’ 기록도 확인했다.”


근황에 대한 폭발적 반응은 많은 이의 관심과 애정을 뜻한다. 꽁꽁이는 아는지 모르지만, MBN 노조 집행부는 동물 병원비를 모금해 최근 이 기자에게 전하기도 했다. 2021년 우연히 일로 접했던 고양이가 2025년 가족이 된 연으로 돌아왔다. “오디오맨 동료가 발견해 찍은 걸 비롯해 많은 도움으로 가능했는데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둘이 살며 짐이 늘었다. 집에 일찍 가고, 잘 안 나오게 됐다. 영상을 올린 후 부담감과 더불어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그 마음들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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