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9개 부문에 걸쳐 총 62편이 출품돼 심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번 달 출품작 중에는 전반적으로 사회적 의제를 다룬 보도가 눈에 띄었다. 유사한 주제를 다룬 기사라도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집요하게 파고든 취재와 창의적인 기획, 그리고 문제의식과 진정성이 뚜렷한 기사들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오광수 민정수석, 차명으로 부동산 관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민정수석으로 지명된 오광수 전 검사장이 차명 부동산을 보유한 정황을 추적한 이 보도는 단순 의혹 제기를 넘어 실제 낙마로 이어진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통령실 고위직 인사를 언론이 주도적으로 검증한 사례로, 인사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산공개 내역, 판결문, 등기부등본 등을 일일이 열람하며 부인의 명의신탁 정황을 밝혀냈다. 오 수석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사실상 차명을 인정했고, 보도 열흘 만에 자진 사퇴했다. 심사위원회는 “제보 없이 발로 뛴 정공법 보도로, 정권 초 언론의 감시 기능이 실질적 결과로 이어진 사례”라고 평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아시아경제의 기획 <은폐-해킹당해도 숨는 기업> 보도는 해킹 피해를 당하고도 이를 외부에 밝히지 않는 기업들의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 직후 SGI서울보증 해킹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보도가 경고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개월간 피해 기업을 찾아다니며 사례를 확보했고, 생생한 증언과 전문가 취재, 구조적 문제까지 함께 짚으며 기존 보도와 차별화를 이뤘다. 심사위원들은 “시의성과 영향력, 후속 정책 유도 면에서 탐사보도의 본령에 충실한 수작”이라고 평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소멸: 청년이 떠난 자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방 소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청년 개인의 서사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접근 방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방을 선택했다가 정착에 실패한 청년들의 좌절과 귀환 과정을 따라가며 일자리, 주거, 생활 인프라 등 현실적 장애물을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로 드러냈다. 심사위원회는 “기존 지역 보도가 ‘남은 사람’ 중심이었다면, 이 기획은 ‘떠난 사람’을 통해 현실을 역으로 비췄다”며 “스토리 중심 구성, 통계와 사례의 유기적 배치, 정책에 대한 분석력 모두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물길 끊긴 어도, 생태계도 끊겼다> 보도가 수상했다. 하천 생태계를 잇는 ‘어도(魚道)’ 문제를 3개월 간의 현장 점검을 통해 구조적으로 접근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주·전남 일대의 불량 어도 114곳을 기자가 직접 조사해 설계 미비, 관리 부실, 예산 문제 등 복합적 원인을 짚었다. 심사위원들은 “통계 중심의 보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태계 단절이 지역 어업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라고 평했다. 영상 보도와의 연계도 독자의 이해를 도왔으며, 행정 목적에 그쳤던 어도를 생태 인프라로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제418회 이달의 기자상은 ‘현장성’과 ‘탐사 정신의 구현’을 핵심 기준으로 심사한 결과 언론 본연의 역할인 권력 감시와 탐사보도, 그리고 지역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아우른 수작들이 선정되며, 저널리즘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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