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언론개혁’을 포함한 3대 개혁 완수를 천명했다. 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방송3법’에 이어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처리까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언론·사법 3대 개혁 특별위원회를 즉시 가동한다고 밝혔다. 언론개혁특위 위원장에 최민희 의원을 임명하는 등 각 특위 위원장 인선도 바로 발표했다. 정 대표는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면서 “추석 전 완수”라는 ‘개혁 시간표’도 제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 대표는 당대표 선거 기간 내내 ‘3대 개혁 추석 전 완수’ 목표를 거듭 밝혔는데, ‘검찰청 해체’ 등 구체적인 내용이 거론된 검찰개혁과 달리 언론개혁은 그 내용과 방향성이 명확하게 공개되진 않았다. 다만 정 대표와 최민희 언론개혁특위 위원장의 그간 행보에 비춰 방송3법 처리와 언론계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 그 핵심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이날 다른 쟁점 법안에 우선해 방송3법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중의 하나인 언론개혁에 관련된 방송3법이 맨 앞에 상정돼서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일컫는 방송3법의 이번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 추천 주체 다양화 △편성위원회 설치 의무화 및 처벌 규정 마련 △공영방송·보도전문채널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실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7월1일 민주당 통합대안 형태로 공개된 이번 개정안은 같은 달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8월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4일 본회의에 상정됐다.

방송3법 중 첫 순서로 상정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면서 표결은 5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7월 임시국회는 이날 끝나기 때문에 나머지 방문진법과 EBS법이 함께 처리되긴 사실상 힘들어졌는데, 민주당은 이들 법안 또한 8월 안에 처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과방위원장이기도 한 최민희 민주당 언론개혁특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8월21일은 이용마 기자 기일”이라며 “당일 MBC 방문진법이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생개혁 대장정이 8월달까지 계속된다”며 그때까지 해외에 나가지 말아 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방송3법 다음 차례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청래 대표는 22대 국회 출범 후 1호 법안으로 방송3법 개정안과 함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 주요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보도로 인격권이 침해된 경우 법원이 손해액의 3배 이내 범위에서 손해배상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1대 국회 때도 이 징벌적 손배제 도입을 앞장서 주장했으나,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과 언론단체 등의 거센 반발, 정권교체 등의 상황이 맞물리며 매듭은 짓지 못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수락연설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그러나 정 대표가 22대 국회 들어 해당 법안을 다시 들고 나왔고,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배상을 언급한 만큼 이번엔 야당이 반발하더라도 속도를 내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행정안전부가 1일 공개한 국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6월19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로 돈 버는 것이 너무 많은데, 이것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해 보라”며 “제일 좋은 것이 징벌 배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돈을 벌기 위해서 가짜뉴스를 뿌리는 유튜버”들에 대한 조치를 법무부에 지시했는데, 최근 언론중재위원회를 중심으로 유튜브도 언론중재법 적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들 유튜버를 포함한 징벌적 손배 도입 논의가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