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집회 취재 때마다 항상 궁금했습니다. 혐오를 조장하는 세력은 오롯이 자신의 의지일까. 소녀상을 훼손하거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평화 시위를 방해하는 이들의 뒤엔 누가 있을까.
이런 의문 속에 혐오 세력의 뿌리를 추적했습니다. 그들은 십수 년 전 ‘국정원 댓글’ 사건에 협력했던 외곽 팀원이었거나 국정원 지원을 받은 관변 단체의 ‘잔당’들이었습니다.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은 당시 윤석열 지검장이 수사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잔당의 우두머리는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시민사회본부장이 됐습니다. 잔당들은 우후죽순처럼 극우 유튜버를 양성하고 전국에서 맞불집회를 이끌었습니다.
5월23일, 댓글팀 모집 제보를 받고 우연히 취재를 시작한 ‘리박스쿨’도 알고 보니 바로 그 ‘잔당’들이 만들었습니다. 조직적인 포털 댓글조작, 극우 초등생 만들기 프로젝트에 더해 왜곡 역사교과서 제작까지 시도하며 교육 장악을 실행했습니다. 여기에는 교육부와 일부 정치인들도 포함됐습니다.
이번 보도는 운도 따랐지만 뉴스타파 탐사1팀의 완벽한 팀워크 덕분에 잘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늘 존경하는 봉지욱 팀장과 불처럼 열정적인 이명선·전혁수·이슬기 기자, 특히 당시 인턴기자 신분이었지만 용감하게 댓글공작 현장에 잠입 취재하러 뛰어든 최혜정 기자의 공이 큽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 해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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