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끝낸 기자들, 저녁도 안 먹고 "공부하자" 모이는 이유

[기협·삼성언론재단 '언론인 교육' 첫 시작]
입사 2개월~17년차 100여명 신청
AI활용·발제찾기 등 실무교육에 '조기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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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퇴근 시간 이후 서울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20층 강의실에서 유대근 한국일보 기자(맨오른쪽)가 '탐사·심층 기획보도의 모든 것'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삼성언론재단​ 제공

한국기자협회와 삼성언론재단이 올해 처음 시행한 ‘언론인 교육’ 신청접수가 잇따라 조기 마감되고 있다.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전문성을 높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이다. 현장 기자에게 실무적인 교육이 부족한 현실에서 언론인 교육이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

6월 언론인 교육 ‘탐사·심층 기획보도의 모든 것’은 신청자가 100명 가까이 몰리면서 지난달 접수 시작 일주일 만에 조기 마감했다. 예상보다 많은 기자가 신청해 수강 정원은 30여명에서 두 배로 늘렸고, 대신 17일과 24일 두 차례 이어서 진행되는 교육은 한 번씩만 참석할 수 있게 제한했다.

이달 교육은 유대근 한국일보 기자가 맡았다. 17일 ‘아침 보고가 편해지는 데일리 기획 아이템 찾기 노하우’ 강의에는 신청자 중 5년 차 이하 기자들이, 24일 ‘사례로 배우는 탐사·심층 기획보도’에는 중간 연차 기자들이 배정됐다. 유 기자는 기자협회가 주는 한국기자상을 두 번, 이달의 기자상을 여덟 번 받았다.

언론인 교육은 수강 신청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첫 교육으로 3월 박아란 고려대 교수가 진행한 ‘언론 현장의 법과 윤리’는 50여명이 신청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이 맡은 4월 교육 ‘생성형 AI를 활용한 기사 쓰기’는 온라인 수강이 허용돼 현장 강의에는 50여명, 온라인은 200여명이 신청했다.

수강하는 기자들은 평균 6년 차 정도로 교육 회차를 거듭할수록 연차가 조금씩 낮아지는 모습이다. 이달 교육생 중 가장 낮은 연차는 입사 2개월의 신입 기자였다. 가장 높은 연차는 17년 차였다. 기자들은 퇴근 직후 저녁 식사를 거르고 간단한 음식을 먹으면서 두 시간 정도 진행되는 교육을 듣는다.

이달 교육 중 서울에서 가장 멀리서 온 조혜원 전남매일 기자는 “기자협회 교육이라고 하니 반차 낼 필요 없이 다녀오라고 해 오후 4시쯤 기차를 탔다”며 “체육 부서만 맡았는데 연차가 쌓일수록 심층 보도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에서 공부 모임 ‘수요지식회’를 열고 있지만 조 기자는 다른 지역 기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기자들도 교육에 크게 만족했다. 기자들은 “풀빵 굽듯이 계속 씨앗을 뿌려 놓고 보도 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와닿았다”, “평소에 저도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여러번 기자상을 탄 선배에게 들으니 ‘아 정말 그 방법이 정도(正道)인 거구나’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는 등 후기를 삼성언론재단에 보냈다.

다음 달 교육은 ‘독자를 사로잡는 글쓰기’를 주제로 박재영 고려대 교수가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역시 신청자가 몰려 접수는 예정보다 사흘 빨리 마감됐다. 기자협회와 삼성언론재단은 연말까지 논픽션 책 쓰기 노하우, 재무제표 분석해 경제 기사 쓰기, 통계자료를 활용한 보도, 현직 기자의 AI 활용법 등을 주제로 교육을 매달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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