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대' 지역언론 활용법 놓고 열띤 토론

기자협회 '지역 언론의 미래와 기자의 역할' 세미나
회장단·시도협회장 등 40여명… 박수현 의원 참석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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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는 20일 제주시 오션스위츠 제주호텔에서 ‘지역 언론의 미래와 기자의 역할’을 주제로 임원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기자협회

‘지역 언론의 미래와 기자의 역할’을 주제로 한국기자협회 임원 세미나가 20일 제주시 오션스위츠 제주호텔에서 열렸다. 박종현 회장을 비롯한 기자협회 회장단과 10개 시도협회장, 사무국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기자협회 임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 넘게 계속된 토론회와 특강에 참석해 유튜브와 인공지능(AI) 활용, 신뢰 회복 등 지역 언론이 마주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지역 언론의 유튜브 활용 방안을 놓고 질문에 질문이 이어가며 열띤 토론을 펼쳤다.

한국기자협회는 20일 제주시 오션스위츠 제주호텔에서 ‘지역 언론의 미래와 기자의 역할’을 주제로 임원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기자협회

최환석 경남울산기자협회 수석부회장(경남도민일보)은 “지역 언론사 유튜브 채널은 전국 단위 언론사 유튜브 채널과 비교하는 순간 갑갑해진다. 조회수나 구독자 수가 중요한데 현실적으로 따라가기 쉽지 않고, 수익에 초점을 맞추면 저널리즘을 놓치기 십상”이라며 “지역 언론의 유튜브 저널리즘은 지역성을 강조하는 쪽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호 한국기자협회 부회장(부산일보)은 “지역 언론사 유튜브 채널은 지역 콘텐츠보다 정파적인 정치콘텐츠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정파성이 강한 유튜브가 지역 언론에 도움이 될지 조금은 회의적”이라고 했다.

홍준표 기자협회 지역언론활성화특별위원장(매일신문)은 “매일신문 유튜브 구독자는 70만명 정도인데, 콘텐츠 양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면서 “서문시장 맛집, 부동산 임장 등 지역 콘텐츠에서 어느 시점부터 정치콘텐츠로 포인트를 잡았다. 유튜브 채널만 봤을 때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데 지역 언론의 저널리즘적인 면에서 고민이 있다”고 했다.

김익태 제주기자협회장(KBS제주)의 사회로 진행된 ‘지역언론의 미래를 묻다’ 토론회에서는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과 안차수 경남대 미디어영상과 교수가 각각 ‘글로컬 시대 지역신문 인공지능(AI)·디지털 전략’ ‘지역방송과 민주주의 위기: 디스인포메이션 도래와 신뢰 재구성’에 대해 발표했다.

‘지역 언론의 미래와 기자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임원 세미나에선 ‘지역언론의 미래를 묻다’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봉철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이상호 경성대 예술종합대학 학장(한국지역언론학회장), 김익태 제주기자협회장, 박지은 강원기자협회장, 최낙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토론자들은 지역 언론의 위기는 산업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성과 직결된 문제라는 데 공통의 인식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지역 언론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함께 독자와 시청자의 관점에서 지역 언론을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지은 강원기자협회장(강원도민일보)은 “지역 언론 신뢰 회복의 출발점을 지역밀착형 이슈에 얼마나 파고드느냐”라면서 “지역 언론은 동네 할머니의 작은 가게 운영 스토리, 지역 청년들의 고민 등 일상의 영역에서 콘텐츠를 쌓아야 한다”고 했다.

최낙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지역 언론을 살려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해왔는데도 지역 언론의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면서 “지원에 포커스를 맞춰왔는데, 지원이 아닌 다른 쪽 방향에 대한 논의는 소홀했다. 시장이나 지역 언론을 대하는 수용자 쪽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효은 기자협회 감사(JIBS제주방송)는 “정부 광고의 81.9%가 수도권 언론사에 집중되고 있다. 일부만 지역으로 돌려도 안정적인 좋은 프로그램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정부 광고의 지역 언론사 배분 확대를 강조했다.

박종현 기자협회장은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위해 기자협회 차원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면서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 방안도 국회나 관련 부처와 협의해 지혜를 모아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 내내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대선 기간 전국 각지 100여곳의 언론사를 직접 방문하고 기자 6193명과 일대일로 소통하며 지역 언론이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을 들었다면서 그 일환으로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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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기자협회 임원 세미나에선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사 내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기자협회

​박 의원은 “지역 언론은 지역 문화를 창달하고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고 공공성을 실현하는 핵심 연결망”이라며 “알아서 하라고 놔두는 게 아니라 공익의 차원으로 평가하고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토론회와 별도로 김은지 기자협회 부회장(시사IN)이 ‘레거시 미디어와 유튜브 저널리즘 사이,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해, 이범준 서울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이 ‘디지털 알고리즘 시대, 지역언론의 헌법적 의미’에 대해 특강했다.

김은지 시사IN 기자(사진 왼쪽)가 ‘레거시 미디어와 유튜브 저널리즘 사이,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해, 이범준 서울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이 ‘디지털 알고리즘 시대, 지역언론의 헌법적 의미’에 대해 특강했다.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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