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의 단독, 운처럼 보이지만 인내의 결과"

[인터뷰] 퓰리처상 수상자 인터뷰한 홍윤기 서울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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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 언론속보 부문 사진 수상자는 뉴욕타임스(NYT) 더그 밀스 기자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피격 당시 머리를 스쳐가는 총알을 프레임에 담았다. 홍윤기 서울신문 기자는 최근 그를 인터뷰(5월26일자 2면)했다. 국내 최초 밀스 기자 인터뷰를 사진기자가 했다. 그는 12일 통화에서 “많은 이들이 AP의 에반 부치 기자 수상을 예상했지만 퓰리처(상 위원회)는 다른 선택을 했다. 당사자에게 그 이유를 들으면 알 수 있을 거라 봤다”고 말했다. 더 화제가 된 ‘트럼프가 주먹을 들고 파이트를 외치는 사진’이 왜 아니었는지, 1995년생 사진기자는 알고 싶었다.

홍윤기 서울신문 기자가 올해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5 현장에서 취재 중인 모습. /홍윤기 제공


답을 알려면 “1983년부터 백악관을 출입하며 미국 대통령 7명 임기를 기록한” 1960년생 기자를 섭외해야 했다. 수상 발표 직후인 5월7일 NYT 서울지사에 연락, 본사에서 기자 의향을 물은 후 긍정적 답신을 보내왔다. ‘민주당 마크맨으로 이재명 후보를 따라다니고’, ‘트럼프 취재 중인’ 각각의 일정, 13시간 시차로 첫 통화는 5월19일 이뤄졌다. “기자라 그런지 답장이 매우 빨라서 다행이었다.” 서면 인터뷰, 문자·이메일을 통한 추가질문과 답변이 게재 직전까지 오갔다.


‘퓰리처상을 세 번 수상한’ 베테랑 기자도 자신이 찍은 게 뭔지 처음엔 몰랐던 듯하다. 인터뷰에서 그는 편집자 요청으로 원본을 확인하며 “사건 후에도 손이 계속 떨렸다”고 했다. 총격이 자작극이란 음모론이 퍼지던 중 총알 궤적이 담긴 사진이 진실을 드러냈다. 홍 기자는 “그 사진이 하나의 증거”였고 “희박한 확률로 포착된 진실의 찰나였단 걸 인터뷰를 하며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홍윤기 서울신문 기자는 올해 퓰리처상 언론 속보 부문 사진 수상자인 뉴욕타임스 더그 밀스 기자를 최근 인터뷰했다. 사진기자의 사진기자 인터뷰는 5월26일자 서울신문 2면에 게재됐다.

특히 사진기자로선 당시 ‘조리개 1.6, 셔터속도 1/8000’이란 카메라 설정이 인상 깊었다. “쉽게 말해 조리개 수치가 낮을수록 더 빠른 셔터속도를 사용할 수 있는데 그래서 그 순간이 찍혔다. 선명한 사진을 선호하는 한국에선 보통 조리개 5.6~13 정도를 사용하는데 찍히기 어려웠을 듯싶다. 미학적·시각적 가치의 미국, 정보전달을 중시하는 한국 보도사진 경향이 설정 차로 나타난 게 흥미로웠다.”


2022년 11월 경력을 시작해 ‘아스팔트’, 즉 모든 사건사고 현장을 담당하는 홍 기자는 다수 기자상을 수상했다. 필라델피아 마약거리 취재 등 글과 사진 영역을 오간 시도도 이어왔다. 해외여행을 하면 그 나라 언론사에 가보고, “보도사진이 ‘시대를 증명하는 힘’을 지녔다고 믿는” 진지한 기자이기도 하다. 첫 인터뷰 기사로 ‘두 배 넘는 연배의 퓰리처상 수상자’를 다루고 기어코 ‘인공지능(AI) 시대 보도사진의 윤리’, ‘중립성을 지키는 방법’ 등을 물은 그에겐 뭐가 남았을까.


“밀스 사진처럼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을 사진을 찍고 싶다. 사진기자 단독은 운처럼 보이지만 인내의 결과다. 미국 전역을 돌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아서 그런 장면을 찍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저도 매사에 성실한 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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