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SK텔레콤에 대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혐의를 확인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파급력이 컸습니다. 그러나 취재기자로선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가다가 만 느낌이 들었습니다. SK C&C(현 SK AX)의 매출 부풀리기를 탈세라는 관점에서만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매출이 부풀려지는 걸 모르고 돈을 지급한 SK텔레콤 경영진의 배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허위 공시 문제도 나섭니다. 당시는 SK C&C와 SK(주)의 합병이 추진되던 시점. 따라서 SK(주) 주주 가치 훼손 우려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이 얘기들을 다 풀어내기엔 손에 쥔 게 충분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매출 부풀리기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당시 직원들을 수소문한 결과를 토대로 퍼즐을 맞춰 매출 부풀리기로 보이는 ‘V 프로젝트’가 존재했단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K그룹 의문의 V프로젝트’는 이런 과정을 거쳐 4월30일에 방송됐습니다.
2개월여에 걸친 이 과정의 핵심은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지해준 경제산업부 재정금융팀 팀장과 부장이 있어 오롯이 이번 취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뭣보다 KBS를, 저와 황현규 기자를 신뢰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SK텔레콤 세무조사 보도도, 이번 보도도 가능했습니다.
기꺼이 마음 열어 주시고, 꿈과 지혜를 나눠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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