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로당으로 출근했습니다.” 석 달간 입에 달고 살았던 말입니다.
누군가는 부산일보(산복빨래방), 경남신문(심부름센터)에 나왔던 기획 보도지 않냐며 따가운 시선을 주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완주군 고산면 화정마을로 향했습니다. 처음부터 부산일보·경남신문을 잇는 제2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저희의 목표는 가장 가까운 삶의 현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는 지역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 ‘지역’에 집착해 신년 기획 <청년 이장이 떴다!>가 탄생했습니다. MZ세대로 구성된 취재진이 청년 하나 없는 마을에서 청년 이장의 역할을 하며 농촌이 가진 이야기를 전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회사에서도 처음 시도해 보는 지역 밀착 저널리즘이다 보니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습니다. 정작 청년 이장이 된 취재진들은 우려는 없고 기대만 있었습니다.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석 달 동안 무리 없이 잘 지냈습니다. 오히려 욕심은 취재를 하면서 생겼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저희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큰 꿈을 꾸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일주일에 이틀씩 20대 청년 이장과 함께하면서 나이를 뛰어넘는 열정을 보여 주는 주민들에게서 힘을 얻었고, 본인 일인 것처럼 저희의 행복을 바라 주셔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점점 더 큰 꿈을 꾸게 됐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의 영광은 모두 화정마을에 돌리겠습니다. 3개월 동안 함께 해 준 기자들과 부장님, 국장님, 그리고 회사에 계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청년 이장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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